지역민들의 이목이 집중됐던 조합장선거가 막을 내렸다. 선거결과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생겼고 지지유무에 따라 서로 다른 마음을 갖게 되는 시기이다. 이제 서로 다른 마음들을 하나로 모아 앞으로의 미래를 그려 나갈 때이다.

지난 13일 치러진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는 해남의 14개 조합을 이끌어나갈 조합장을 선출했다. 후보자 등록과정에서 단독 출마로 땅끝·해남·황산농협은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고 투표전날 축협도 단독출마가 결정돼 4곳을 제외한 10곳 조합이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는 총 78.24%의 투표율을 보이며 조합원들의 큰 관심 속에서 투표가 진행됐다.

조합장선거는 그 어느 선거보다 혼탁선거라는 이미지가 크다. 이번 선거에서도 금품을 제공해 조사를 받은 후보가 생겼고 일부는 검찰에 기소됐다. 매번 선거마다 불법선거운동을 없애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번 선거 역시 아직은 돈선거라는 과거를 떨쳐버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경찰청은 이번 선거와 관련해 선거사범 수사 결과 436건의 위법행위를 적발하고 725명을 단속했다고 한다.

당선증 교부식에서 해남군선거관리위원장인 김재근 지원장은 당선자들이 받은 표 외에 타 후보들을 찍은 표도 생각해야한다고 말했다. 조합장 당선자들은 선거 이후에 지지했던 후보들에 따라 생기는 조합 내부의 분열을 하나로 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신을 믿어준 조합원들에게는 확신을 주고 다른 조합원들에게는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

조합장은 각 조합에서 진행하는 자체 수익사업, 신용사업, 교육사업, 직원인사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최종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조합장이란 직책이 지역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그 자리는 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사리사욕보다 협동조합의 의미와 조합을 이루고 있는 조합원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협동조합은 같은 목적을 가지고 모인 조합원들이 물자 등의 구매·생산·판매·소비 등의 일부 또는 전부를 협동으로 영위하는 조직단체이다. 그만큼 조합장의 직책은 모든 조합원들을 대변해야하는 무거운 자리임을 생각해야한다.

조합장선거는 끝났지만 이에 국한되지 않고 모두가 조합원의 입장에서 앞으로 조합의 발전적인 미래를 그려나가길 바란다. 또 이번 선거를 타산지석 삼아 다음 선거에서는 불법선거운동이 근절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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