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숙(시인, 삼산면 향우)

 
 

1.
나목은 겨우내
가지 끝에 겨울눈을 키웠다
꽃눈 잎눈
아직은 켜지지 않는 꽃등을 달고 있다

겨울이 준비한 형형색색의 꽃등들
등불 켤 날을 빼꼼히 미닫이 문틈 사이로
엿보고 있다.

2.
비단길 위 연노랑 나비 날갯짓
설렘 팔랑이며 그대 오시려는가

따사로운 햇볕아래
남풍은 저 멀리서
피어날 봄소식을 데리고
가지 끝 꽃등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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