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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노인 이야기정성기(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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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08  12: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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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거친 바다에서 고기 잡는 어부로 살아온 노인이 있다. 여러 날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한 노인, 홀로 망망대해로 나가 그의 배보다 더 큰 물고기를 사투 끝에 잡는다. 물고기 너무 커 배에 싣지 못하고 끌고 오지만, 상어 떼가 피 냄새를 맡고 몰려든다. 노인이 물어뜯는 상어 떼와 싸우며 항구로 돌아왔을 때에는 앙상한 뼈와 대가리만 남게 된다. 놀란 구경꾼들 몰려든다. 노인은 오두막집에 지친 몸 누이고 아프리카초원의 사자 꿈을 꾸며 잠든다.

평화로운 산골에서 옹기장이로 평생을 살아온 노인이 있다. 눈 쌓인 겨울, 조수로 일하던 젊은이와 눈이 맞은 부인이 도망가 버린다. 노인은 상실의 슬픔과 고독을 이기기 위해 독 짓는 일에 더욱 매진한다. 그러나 흡족한 독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노인은 늙은 몸을 이끌고 가마 속으로 들어가 마지막 자신을 불태운다. 눈 쌓인 산골에 겨울이 가고 눈 녹은 봄이 왔다. 사람들이 모여들어 가마를 연다. 노인의 혼이 깃든 옹기들,눈부신 빛을 발한다.

두 노인 이야기는 미국 작가 헤밍웨이의 대표작 '노인과 바다'와 '소나기'의 작가 황순원이 쓴 소설 '독 짓는 늙은이'의 줄거리이다.

헤밍웨이와 황순원, 두 작가는 동시대 인물이지만 삶의 여정은 사뭇 다르다. 작가의 인생관을 내포한 소설 속 두 노인의 삶 또한 서로 다르다.

헤밍웨이는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를 누비는 종군기자로 활동하고, 직접 전쟁에 참여하여 총상을 입는 등 역동적인 삶을 살았다. '무기여 잘 있거라'는 자신의 체험을 모티브로 한 대표적 작품이다. 그는 미국인의 개척, 모험정신을 상징한 작가이다. 그의 글은 간결하고 힘차다.

일제 치하에서 많은 지식인들이 변절하여 친일의 길을 갔지만, 황순원은 한 번도 굴종의 글을 쓰지 않았다. 우리글을 쓰지 못하게 하는 일제폭압이 절정의 발악을 할 때도 그는 남몰래 우리글로 작품을 써 보관해 왔다. 명예를 훼손하지 않은 그 올곧음은 선비정신과 맞닿아있다. 그의 글은 서정적이고 시적이다.

어부 노인의 삶은 개척과 전쟁으로 이룩한 제국, 미국을 상징한다. 노인에게 바다는 도전과 극복의 대상이다. 싸워 이겨야 한다. 패배란 없다.

옹기장이 노인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한국인의 정서를 대변한다. 옹기장이 노인에게 산골은 극복해야 할 싸움의 대상이 아니다. 자연은 의지하고 순리에 따라야 할 삶의 터전이다.

어부 노인에게 거친 바다는 생존의 싸움터다. 옹기장이 노인에게 산은 가난한 사람들과 더불어 생을 의지하는 삶의 터전이다.

어부 노인은 평생 바다가 품고 있는 고기를 잡아 올린다. 살기위해서다.

옹기장이 노인은 평생 평화로운 산골에서 정성 들여 흙을 빚어 독을 만들어 낸다. 살기위해서다.

어부 노인은 자연과 싸우고, 옹기장이 노인은 자연에 의지한다. 어부 노인의 삶에는 다른 생명의 소멸이 있고, 옹기장이 노인의 삶에는 자연을 이용한 새로운 창조가 있다.

어부 노인은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편하게 잠을 잔다. 사자 꿈을 꾸면서. 옹기장이 노인은 혼이 담긴 독의 만들기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사른다. 그의 죽음은 마지막 삶의 완성이다. 이처럼 같은 듯 서로 다른 두 노인의 삶이 시사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야흐로 인류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초고령화 사회의 시작이다. 그리고 노인의 경험과 지혜에 기대지 않는 4차산업혁명의 문이 열리고 있다.

노인문제가 사회적 화두이다. 이제는 노인문제를 자식들의 효도에만 의존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노인을 위한 국가의 복지정책이 중요한 이유다.

노인을 의존적인 존재나 사회적 부담으로 보는 시각이 사회저변에 깔려 있다. 그러나 두 노인의 치열한 삶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웅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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