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안(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

 
 

교통의 기본은 움직임과 멈춤이다. 움직임은 무언가(교통수단)에 의해 사람과 물자를 이리 저리로 돌아다니게 한다. 멈춤은 교통수단인 사람의 다리, 바퀴 즉 수레와 차량, 철도, 배, 비행기를 이용하기 위해 혹은 이용한 후 기다리는 것이다. 멈춤과 움직임은 서로를 보완하면서 사람과 물자를 전 지구촌 곳곳까지 이동하게 한다.

해남에 철도가 놓이고 있다. 철도는 해남지역에서는 새로운 교통수단이다. 정거장인 역과 철도 선로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과 물자가 오고 갈 수 있다.

해남을 포함하는 전남 보성과 전남 무안 임성간 철도 연결사업은 1998년 타당성 조사가 이뤄졌으며, 2000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02년 노반 기존설계를 시행하는 등 사업이 진척되었었다.

2006년 사업이 일시적으로 중지되어 어려움을 겪었으나, 2011년 한국개발연구원에서 타당성 재조사를 하는 등 사업에 불을 지폈다. 이 신설 철도는 복선을 전제로 한 단선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철도공사가 예정대로 되면, 2020년대에는 철도가 해남에서 운행될 것으로 보인다. 철도운행으로 해남은 동서교류와 수도권과 연결에 교통거점으로서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이에 따라 새로운 사람과 물자가 왕래할 것이다. 해남권과 우리나라 수도권·동남권간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관광, 사업, 공무, 여행, 친지방문, 학술교류, 친목 등을 목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의 해남방문도 늘 것이다. 아울러 차량에 의해서만 반출되었던 해남의 농축산물과 수산물 등 물자와 타지에서 생산된 각종 기자재와 상품 등이 철도로도 운송될 것이다.

새로운 철도 교통망의 확충은 지역사회에서 교통체계 관련 과제들을 안기고 있다.

첫째는 외지에서 방문하는 사람(한국인과 외국인)이 버스 터미널과 철도역에 도착할 경우, 해남을 중심으로 제공되는 대중교통에 대한 정보를 국제화와 표준화해야 한다. 해남에 대한 기대를 잔득한 채 철도역과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이동에 대한 아무런 안내도 없이 택시만 늘어서 있을 경우 방문객은 큰 부담과 심지어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여기서 두려움이란 교통수단이 없어 고립됨을 말한다. 대중교통에 대한 안내를 해남 주요 목적지별 한글 가나다 순과 영어 알파벳순서로 교통 수단과 시간간격을 잘 표시하여야 한다. 해남인들이 쉽게 알 수 있는 방식이 아닌 외지 방문객의 시각에서 대중교통 정보를 공지하고 제공해야 한다.

둘째, 해남에 방문객을 끌어 당기기 위해서는 지역 교통거점인 철도역과 버스터미널과 잘 연계된 교통망이 필요하다. 해남인과 방문객의 교통수요를 구간별로 통계화하고 잘 예측하여, 교통망 수요의 탄력적 변동에 수시로 대응하고 교통망을 제공할 수 있는 지역 교통정책 체계가 필요하다. 특별시와 광역시가 아닌 해남에서는 대중교통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며 때로는 불규칙적으로 혹은 계절적으로 심한 편차를 보일 것이다. 수요변동에도 편리한 대중교통을 제공할 수 있는 정책적 역량이 요구된다.

셋째, 교통약자에 대한 시설과 대중 교통수단 확충이다. 저상 버스와 승하차 장비 구비 등을 말하며 주요 관광시설에도 이같은 시설 설계와 구조가 필요하다. 해남의 경우, 교통약자에 대한 이동 편리성을 지역사회의 장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넷째, 복합적 교통서비스의 개발이다. 철도와 지역 대중교통, 지역 관광서비스와 숙박, 지역체험과 체류 관광을 연계하여 양질의 관광 서비스를 편리하고도 저렴하게 제공하는 방안이다. 철도운영 공기업, 관광회사, 지역 기업, 해남군, 해남지역 기업과 각종 조합, 숙박업소 등의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방문객이 만족할 수 있는 관광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해남 철도시대에 지역 민관의 협력이 더욱 절실하다. 전문가와 지역 민관이 결합한 민관 협력위원회 등 정책 지원체계와 정책수립의 선진화도 필요하다. 슬기로운 해남인들의 대응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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