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23곳 학교에 설치 예정
해남 예산·중복지원 고민 미정

▲ 지난해 12월 해남군청 상황실에서 명현관 군수가 참석한 가운데 해남군청소년참여위원회의 청소년 정책 제안 설명회가 열렸다.
▲ 지난해 12월 해남군청 상황실에서 명현관 군수가 참석한 가운데 해남군청소년참여위원회의 청소년 정책 제안 설명회가 열렸다.

해남지역 청소년들이 청소년 정책사업으로 해남군에 제안한 위생용품 자판기 설치가 아직 추진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서는 일부 공공기관과 학교에서 시행에 들어갔거나 조만간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는 구내 23개 초·중·고에 신학기부터 비상용 무료 생리대 자판기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도서관 등 일부 공공기관 10곳에 이 자판기를 설치했는데 상황이 급할 때 여성들이 최소한의 건강권을 보장 받는다는 차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강남구는 이 혜택을 받는 연령대를 확대하기 위해 이번에 학교에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그런데 이 자판기 도입은 해남지역 중고등학생 20명으로 구성된 해남군 청소년참여위원회가 지난해 12월 17일 해남군에 제안한 청소년 정책 가운데 하나이다. 이날 명현군 군수가 참석한 가운데 해남군청에서 열린 청소년 정책 제안 설명회에서 학생들은 청소년들의 위생과 건강, 갑작스러운 상황에 편리하게 대처하고 특히 청소년들의 불필요한 학교 밖 출입을 막고 기숙사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청소년 위생용품 자판기 설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청소년참여위원회가 해남지역 중고등학생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청소년 자판기에 들어갔으면 하는 내용물로는 휴지와 물티슈, 생리대, 칫솔 순으로 나타났고 자판기 설치 위치는 학교매점 주변과 학교정문, 공공화장실 근처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나 강남구에서 시행하고 있거나 시행할 예정인 사업과 거의 비슷한 내용이다. 그러나 해남에서는 청소년들의 제안이 이뤄진 뒤 한달이 넘도록 진행된 사항이 아직 없는 실정이다.

해남군은 필요성은 인정하나 군에서 차상위계층 여성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생리대 등 위생용품을 지원해주는 사업이 있어 중복지원 우려가 있고 예산규모도 강남구와 해남군은 큰 차이가 있어 아직 고민 중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청소년들이 제안한 사업은 자판기가 설치되면 500원~1000원 등 저렴하나마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내용으로 무조건적인 지원과는 다르며 전체 청소년들의 건강권과 편리성을 고려한 제안이기도 하다.

특히 제안이 이뤄진 뒤 한달이 넘었지만 어떤 논의와 절차를 거쳐 언제까지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 것인지, 진행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전혀 당사자들에게 공개가 되지 않고 있어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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