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해남군에 등록된 장애인은 모두 6527명이다. 이 가운데 지적장애와 자폐성 장애 등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중증장애인(장애등급 3급 이상)은 2453명으로 전체 장애인의 38%에 이르고 있다.

해남에서도 발달장애인들을 포함한 중증장애인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갈 곳이 없게 된다.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도 제한적이다. 결국 중증장애인을 둔 부모는 죽을 때까지 자녀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다. 특히 발달장애인들은 졸업의 의미를 알지 못하다 보니 졸업후에도 한동안 학교를 가고 싶어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 한다고 한다. 가족 중에 누가 출근을 하거나 학교를 가려하면 같이 따라 나서려 한다고 하는데 갈 곳 없는 중증장애인들의 현모습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해남군장애인종합복지관이 운영하고 있는 중증장애인 케어반은 이들 가족들에게 단비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장애인들을 보호해주고 중증장애인들끼리 서로 의지하며 사회성을 기르도록 하고 있는데다 그 시간이나마 부모 등은 경제적,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산과 인력 등의 문제로 정원이 4명뿐이다보니 새로 이용하고자 하는 중증장애인이 있을 경우 딱한 처지가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올해 1월 한 발달중증장애인이 학교를 졸업하게 돼 가족들이 중증장애인 케어반 이용을 문의했지만 정원이 4명뿐이어서 가장 오래 이용을 한 장애인이 나가야 이용이 가능한 상황이 됐다. 지역사회에서 서로 아는 처지에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다행히 이 중증장애인 가족의 경우 보호보다는 아직 치료를 더 원해 케어반 이용을 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일단락됐지만 문제는 내년에도 또다른 발달중증장애인이 졸업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역사회에서 이들에 대해 평생 맞춤 돌봄 서비스가 가능한 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설립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정부 차원의 예산확보가 없다보니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제도개선도 필요하지만 우선적으로 지역사회 안에서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개선과 함께 실천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하루하루가 감사하다는 중증장애인을 둔 어머니들. 지역사회가 나서서 관심과 배려, 실질적 지원이라는 특별함을 채워줘야 할 때이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