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학교로 역량 키우고 사업 제안
명현관 군수 활성화 공약 방안 관심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에 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자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이 보다 쉽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역량을 높여 체계적인 주민참여예산제가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지방분권과 연계해 주민들이 직접 마을사업을 계획하고 이에 대한 예산을 요구하는 등 실질적인 주민자치를 기반으로 한 주민참여예산제의 활성화 방안이 필요시 되고 있다.

해남군은 재정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매년 예산 편성을 앞두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주민참여예산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명현관 군수는 군정 중요사업 및 예산편성 전·후 단계까지 주민참여를 확대해 지방재정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주민참여예산제도 활성화를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어떤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될지 관심이 높다.

지금까지 군의 주민참여예산제는 농업·수산·복지·환경 등 분야별 간담회와 주민참여예산제 의견수렴 집중기간 운영을 통한 방식에 국한돼 있다. 지난해 주민참여예산제 집중운영기간 중 접수된 의견은 20건에 그쳤다.

군은 연중 주민들로부터 예산에 대한 제안도 받고 있지만 참여는 미비한 수준이다. 실제 해남군 홈페이지 예산편성제안란에는 지난해 집중운영기간 중 접수된 4건을 비롯해 2014년 3건, 2013년 1건, 2010년 3건에 불과했다. 홈페이지에서 예산편성을 제안하려면 정보공개-예산공개-예산편성제안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통해 접속해야 하며 이마저도 찾기 힘든 실정이다.

군의 주민참여예산 반영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본예산에 편성된 주민참여예산은 494억1141만1000원이다. 하지만 사업들은 참전유공자 명예수당 7억6800만원, 해남종합사회복지관 운영비 지원 4억284만7000원, 노인의 날 및 경로의달 기념행사 2억원, 대학생아르바이트보상 4억3372만8000원, 공직자 조직활성화 위탁교육 6000만원, 못자리 상토공급 지원 10억3275만원 등을 비롯해 각종 축제와 도시계획도로 등 대부분 매년 반복되는 사업예산이 주민참여예산으로 명시돼 있었다. 특히 해남쌀 소비 촉진 협찬 광고 5000만원, 농어촌진흥기금 출연금 2억4300만원, 재해피해 응급복구 장비 임차료 7000만원 등까지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실적에 포함돼 있었다.

때문에 주민참여예산제가 보다 실질적인 주민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주민들이 해남군 예산에 대해 이해하고 주민참여예산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주민참여예산학교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주민자치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읍면이나 마을별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 연수구의 경우 실질적인 주권자인 주민들이 마을사업 예산을 직접 편성할 수 있도록 올해 동 자치계획형 주민참여예산제를 시행하고 일반주민과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의 역량 강화와 제안사업 발굴을 위한 주민참여예산학교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 서대문구는 주민제안사업 공모,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주민총회 등을 통해 주민들이 예산편성과 운용 과정에 참여하고 특히 협치형 참여예산제, 청소년 참여예산제, 참여예산 동 우선편성 등 다양한 정책을 펼쳐 주민참여예산제 운영평가에서 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되는 등 상당수 자치단체가 주민참여예산제의 실질적인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군 관계자는 "올해는 분야별 간담회와 집중운영기간 등을 비롯해 읍면 주민들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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