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만약 그것들이 갖춰진다면 행복할 것이다'라는 조건절로 등치되기 어렵다. 행복은 조건이 맞으면 저절로 주어지는 산물이 아니기에 행복하기 위해서는 자기 주변 작은 것의 소중함을 놓치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 소중한 조그만 것들을 쌓아가려는 많은 연습 속에서 그것이 습관이 되고 습관은 결국 체화(體化)되는 것이다.

승진하거나, 경제적 성공으로 돈을 많이 벌거나, 대학입시나 취업시험 합격과 같은 성취는 성취감을 불러오지만 성취감이 무한정 지속하지는 않는다. 이번 난관만 돌파하면 '행복 시작 고생 끝' 일 것 같았지만 머지않아 계속 또 다른 난관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갈망(渴望)은 목이 타는 듯한 목마름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 모금 물을 애타게 그리듯 간절하고 애타는 바람이다. 돈, 명예, 권력을 갈망하고 채워가려고 애쓰지만 갈망하는 그 자체가 채워질 수 없음을 내포하고 있다.

"행복이란 무엇을 성취하고 목표에 도달했기 때문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늘 내가 이렇게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해야 할 일, 걱정거리가 가득하다. 과도한 걱정거리나 초조함은 오히려 일을 그르치고 역효과를 불러옴에도 평안한 마음으로 있으면 '이래도 되는 건가'하는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아이들 천진함과 미소는 행복의 표상이다. 아이들 특징은 즐겁고 호기심과 관심이 많기에 모든 것이 새롭다. 마음속에도 걱정과 불안보다는 설렘이 가득하지만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어갈수록 반대가 되어간다. 소중함과 아름다움이 자리 잡아야 할 자리에는 걱정과 불안이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는 자기 주변이 크게 문제없이 평안함에도 사서 걱정이 끊이지 않는 강박증인 경우도 있다. 불안해하지 않으면 무언가가 잘되지 않을 것만 같아 불안해하는 심리가 일상에 자리 잡고 있다.

독일 경제학자 두 사람이 쓴 '내 안에서 행복을 만드는 것들'이라는 책에서 그들은 행복을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헤도니아(Hedonia)'와 '에우다이모니아(Eudiamonia)'로 설명한다. 헤도니아는 경험으로 얻는 순간적인 행복이고, 에우다이모니아는 결과로 얻는 장기적인 행복이다.

일시적 헤도니아 보다는 장기적인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훈련과 명상을 통해 시간 흐름과 상황변화에 만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들 견해이다. 그 책 중에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은 행복을 단념하는 행위다. 비교는 불만을 낳고 불만은 불행을 낳는다", "바꿀 수 없는 것을 잊는 사람은 행복하다"라는 기억나는 구절이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 요즘 겨울철이라 해 뜨는 시각이 늦어 안평 바닷가로 떠오른 아침 햇살이 찬란하다. 맑은 날은 아침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미황사 넘어 등 쪽에 해당하는 달마산 기암연봉이 눈앞에 펼쳐진다.

편안한 마음이라면 항상 옆에 있는 하늘, 구름, 바람, 나무와 꽃 그리고 펼쳐진 바다, 밤하늘 별 인식하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텐데 대부분 경우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친다.

행복하기 위한 연습. 간지(干支)가 한 바퀴 돌아오기 전인 기해년 2019년에 나의 힘쓸 덕목이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