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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유기인증 김 기반조성·브랜드화 필요황산 5개 어촌계 지주식 생산
물김에 그쳐 브랜드화 난항
박수은 기자  |  pse@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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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21  16: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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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산면 5개 어촌계가 생산한 유기인증김 위판이 지난 8일 산소리 위판장에서 진행돼 물김을 망에 담고 있다.

해남 황산면내 5개 어촌계가 전국 최초 유기수산물 인증을 받아 돌김을 생산하고 있지만 타 유기인증 김에 비해 가공 기반과 입지가 부족한 상황이서 대안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황산면 신흥·징의·한자·산소·성산마을 5개 어촌계는 지난 2014년 12월 신흥리 어촌계가 유기수산물 전국 1호 인증을 받은데 이어 4개 어촌계도 2015년 1월 유기수산물 인증을 받아 매년 인증을 갱신하고 있다.

유기수산물 인증은 활성처리제와 성장촉진제를 사용하지 않아야만 받을 수 있다. 활성처리제는 잡조를 제거하고 병해방제 등의 이유로 사용되는데, 무기산 활성처리제는 지난 1994년 사용이 금지됐고 대신 구연산 등이 포함된 유기산 활성처리제 사용이 권고되고 있다. 유기수산물 인증은 유기산 활성처리제 또한 사용하지 않아야 가능하고 매년 검사를 거쳐 승인받아야 갱신 가능하다.

황산면내 5계 어촌계가 유기수산물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전통방식인 지주식 양식법으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지주식은 수심이 얕은 바다에 지줏대(마장)를 세우고 김발에 포자를 뿌려 양식하는데 조수간만의 차로 바다 수위가 달라지면서 김발이 수면 위로 노출된다. 이 때 햇빛을 쬐고 바람을 맞아 잡조를 제거하는 원리다.

현재 5계 어촌계에서 75어가가 유기수산물 인증을 받고 있다. 지난 2016년 위판량은 202만9351kg, 2017년 295만2858kg, 2018년 381만8446kg으로 집계됐고 위판금액도 2016년 32억3800여만원, 2017년 47억1700여만원, 2018년 48억2100여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생산된 돌김이 물김에서 마른김 혹은 조미김으로도 유기인증을 받아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르기 위해서는 생산자와 마찬가지로 유기가공식품 인증서를 받은 김공장에서 작업해야만 한다. 해남 지역에는 2곳 가량이 있지만 돌김만으로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을 내기 어렵다보니 참김을 섞어야 하는데, 해남 내에서 유기인증을 받은 참김이 없어 유기인증을 내세운 자체 브랜드화가 이뤄지기에 어려운 상황이다.

유기수산물 인증을 받기 이전부터 지주식으로 김을 생산해왔다는 신흥리 이향용 어촌계장은 "김은 바닷속에 있을 때 자란다. 지주식으로 생산된 김은 생산량이 적은 대신 해풍을 맞아 단맛이 좋다. 하지만 식감이 거칠다보니 돌김만으로 김 가공을 하기에는 요즘 소비자들의 기호도와 맞지 않는다"며 "그렇다보니 참김과 섞게 되는데 유기수산물 인증을 받은 참김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위판장에서 황산 유기김을 구입해간 가공공장들도 유기가공식품 인증을 받지 않은 곳들이 더 많다. 유기인증김 가공 후 판매까지의 과정을 더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촌계에서 자체적으로 김 가공공장을 운영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최소 자부담 40% 가량을 마련해야 해 의견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며 "개인적으로 가공공장을 통해 유기인증 김 위탁 생산을 했는데 워낙 소량이다 보니 올해는 생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장흥 유기인증김 경쟁력 높아
어민·지자체 함께 적극 노력

반면 황산면 5개 어촌계처럼 유기인증김을 생산하는 장흥군은 지난 2009년 110곳의 김 생산어가가 참여해 장흥무산김 주식회사를 세우고 생산 관리는 물론 조미김을 가공해 판매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장흥군에 따르면 당시 정부 지침에 따라 무기산 대신 유기산 활성처리제를 사용토록 하고자 보조사업을 통해 유기산 활성처리제를 지원했는데, 일부 어가에서는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효과가 적어 쓰지 않는 것과 별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어민 A 씨는 "유기산 활성처리제는 사실상 효과가 거의 없었다. 효과 없는 활성처리제를 쓸 바에야 완전히 친환경으로 생산해 가치를 높이자고 생각했다"며 "일기와 조항에 따라 3~4일, 혹은 일주일마다 김발을 뒤집어 바다 위 30cm 가량 뜨게끔 해 최소 4시간 가량 햇볕을 쬐이고 해풍을 맞힌다. 생산량은 활성처리제 사용 전보다 20~30%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장흥군은 어민들이 활성처리제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듣고 남은 어가들도 설득해 모든 어민들이 활성처리제를 사용하지 않도록 각서를 받아 지난 2008년 결의대회를 가졌다. 각 항마다 CCTV를 설치해 활성처리제 사용 유무도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친환경 김으로 브랜드화 해 경쟁력 있는 건강 식품으로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자 어민들이 출자한 주식회사를 만들기로 했다. 전라남도와 장흥군의 기업화·규모화 시책 일환이었다. 장흥군 직원들이 어민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증권 전문가를 초청해 주식회사에 대해 교육도 펼쳤다.

여기에는 장흥군 김양식 환경의 특성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장흥군 어장은 내만성인데다 위판장이 한 곳도 없는 상황으로, 김 생산 어민들이 물김을 위탁가공해 마른김으로 만들어 판매해 소득을 얻는 구조였다. 때문에 마른김 가격을 잘 받는 것이 곧 소득과 연관되기에 김발 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력 끝에 지난 2009년 2월 어민과 마른김 가공업자 110명이 주주로 참여하고 200만원에서 5000만원을 투자해 자본금 6억3500만원을 모아 장흥무산김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대표이사는 공모를 통해 적합한 인력을 채용했고 정부보조사업 산지가공시설 지원을 받아 조미김 공장도 지었다. 지난 2015년부터 최근 3년동안에는 주주들에게 배당금도 지급했다.

장흥무산김 장용칠 대표이사는 "농업에서도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하듯 어업도 친환경으로 유기인증 김을 생산하고 있다"며 "브랜드화에 성공해 인기를 끌면서 1속에 2000~3000원 했었던 가격이 지금은 5000원 가량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고 말했다.

어민 A 씨는 "장흥이 친환경 무산김으로 인지도를 얻고 있지만 기대했던 것에 못 미친다고 생각한다. 친환경으로 좋은 제품을 내놓아도 소비자들이 비싸다고 인식하면 구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과도기라고 본다"며 "농산물은 친환경 인증을 받으면 직불금을 지원받을 수 있지만 수산물은 그런 대안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고 덧붙였다.

해남군은 지난 2017년 수산업무의 전문화를 위해 유통지원과 수산물 유통업무를 해양수산과에 이관해 '수산물유통지원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포장박스 등 포장지 지원 이외에 유통·판매 방안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혀 아쉬움을 주고 있다.

장흥군은 모든 어민들이 뜻을 모으고 지자체의 적극적인 독려와 사업 추진이 있었음에도 전국적인 김 브랜드 대열에 오르기까지 몇 년간 많은 고난이 있었다. 김을 비롯해 해남의 다양한 수산물들이 전국적인 입지를 다지고 브랜드화 될 수 있는 기반과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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