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나무는 해남사투리와 나무이름이 일치하는 몇 안되는 나무 중의 하나이다.

학명은 Vaccinium Oldhami로 속명 Oldhami는 채집가 Oldham 이름을 그대로 썼다. 원래 명명자는 보통 가장 뒤에 별도로 쓴다.

정금나무는 한국 토종 블루베리이다. 종가리나무 라고도 부른다. 진달래과 산앵두니무속의 2~3m까지 크는 낙엽활엽대관목으로 우리나라 전 지역에 자생한다.

꽃은 6∼7월에 피고 열매는 9∼10 월에 둥근 검은 갈색으로 익는다. 약간 신맛은 나지만 소띠기면서 항상 좋은 간식거리였다.

정금나무의 열매에는 사과산과 구연산, 카로티노이드 등의 유효성분이 들어있어 피로회복과 강정, 강장 효과가 있다. 열매로 술을 담가서 함께 먹으면 부부금실이 좋아진다고 한다.

정금나무와 유사한 속으로 상록활엽관목인 모새나무와 들쭉나무가 있다.

정금열매를 따서 소주에 담가두면 포도주처럼 빨개진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학교에서 돌아와 아랫집 친구집에 놀러갔다. 광에 보관해둔 빨간 정금술이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친구를 꼬드겨 중발(대접)에 가득 부어 한 잔씩 마셨다.

그 쓴 25도 소주를 어떻게 마셨는지 모르겠지만 얼굴이 빨개지고 땅이 흔들거리고…. 봄볕이 매우 따뜻한 오후 집에까지 비틀거리면서 오긴 왔는데 머리는 아파오고 속도 울렁거렸다. 그리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늘의 음주실력이 어릴 적 단련의 결과인지도 모른다.

해남 시골집에 아버지가 오래전부터 정금화분을 하나 키우신다. 서울 아파트 베란다에 옮겨 와봐야 죽을 것이 뻔해 요즘 고민이다. 아직도 포기할 수 없음은 그만큼 어릴 적 정금의 향수가 크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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