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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쑥떡 콩가루의 그윽한 유자나무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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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1  11: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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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의 향과 자태는 고고하기 그지없다. 유자는 운향과 상록교목으로 거의 4~5m까지 자란다. 학명은 Citrus junos, 꽃말은 '기쁜소식'이다. 원산지는 중국 양쯔강 상류로 탱자의 고사처럼 회수(淮水) 부근이 귤과 유자가 생육하기에 좋았나보다.

통일신라 840년(문성왕 2)에 장보고가 당나라 상인에게 얻어와 심었다고 전해진다. 세종실록 31권에 의하면 1426년(세종 8) 2월 전라도와 경상도 해안가에 유자와 감자를 심게 한 기록이 있다.

열매 또는 열매껍질을 등자피(橙子皮)라고 하여 약재로 쓴다. 비타민 C가 레몬보다 3배나 많이 들어 있어 감기예방에 좋고 피부를 매끈하게 한다. 노화방지와 피로회복에 좋은 유기산도 많다.

우리 동네에는 큰아버지 댁에 유자나무가 딱 두 그루 있었다. 쑥떡을 할 때마다 큰아버지 댁에서 유자잎을 얻어오는 일이 내 몫이었다. 어머니는 도구통(절구통)에서 빻아 콩가루에 섞어 쑥떡을 만들었다. 그 향긋한 유자잎 냄새를 맡아야 명절이 왔음을 알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삼촌이 돼지우리 옆에 유자나무 한그루를 심었다. 이 유자나무는 뒷마당을 넓히면서 돼지우리를 증축하면서 두 번이나 옮겨진 후에 유자과수원 입구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일까? 군대를 제대할 쯤에야 유자가 열렸고 크고 노란 열매와 향은 다른 계량종과는 비교할 수가 없이 강렬했다.

군대에 가 있는 동안 집 뒤 과수원에 30여 그루의 계랑종 유자나무를 더 심었다. 계량종은 3년도 안되어 유자가 주렁주렁 열렸다. 유자나무 두 그루면 자식 한명 대학을 보낼 수 있다고 하여 대학나무로 불렸던 옛 명성은 어디가고 아쉽게도 사람도 없고 값도 없어서 대부분 방치해둔다.

아버지,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저 유자밭도 폐허가 되어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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