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베(한국-베트남 다문화가정) 자매인 우연서, 우예림 양이 해남신문 독자들에게 새해인사 그림을 보내왔다.
▲ 한베(한국-베트남 다문화가정) 자매인 우연서, 우예림 양이 해남신문 독자들에게 새해인사 그림을 보내왔다.
 
 
▲ 코쿤껀터 베트남 출신 활동가인 헌 씨의 새해 인사 편지.
▲ 코쿤껀터 베트남 출신 활동가인 헌 씨의 새해 인사 편지.
▲ 지난해 11월 해남지역사회가 마련한 학용품과 의약품, 물품 등이 코쿤껀터에 전달됐다. <앞줄 맨 오른쪽 코쿤껀터 김이연심 대표>
▲ 지난해 11월 해남지역사회가 마련한 학용품과 의약품, 물품 등이 코쿤껀터에 전달됐다. <앞줄 맨 오른쪽 코쿤껀터 김이연심 대표>

| 싣는순서 |

1. 해남의 정, 지역사회의 힘 땅끝에서 땅끝으로
2. 6년 만에 손잡고 불러보는 어머니, 아버지 - 다문화가족 친정방문 동행기
3. 우리가 몰랐던 일, 이제는 알아야 할 일 - '한-베 함께 돌봄센터'를 가다
4. 다문화가족도 우리 '가족'이고, '희망'이며 '미래'입니다

새해를 맞아 베트남 현지에서 이메일을 통해 해남신문에 새해 편지가 도착했다.

베트남에 있는 한베 함께 돌봄센터를 운영하는 코쿤껀터의 김이연심 대표가 보낸 편지다.

김이연심 대표는 편지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보내왔다.

'지난해 11월 해다공 프로젝트 일환으로 저희 한베 함께 돌봄센터에 방문해주셔서 진심으로 반가웠습니다. 그때 해남교육지원청, 해남우리종합병원, 국제와이즈멘 해남땅끝클럽, MG 대흥새마을금고 등에서 보내주신 후원 물품은 아이들을 위해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감사 인사드립니다. 한국과 베트남을 돌보는 일에 한국의 땅끝마을 해남과 베트남의 땅끝마을 껀터가 함께 하고 있음에 설렘을 느낍니다. 코쿤껀터는 2019년에도 한베 함께 돌봄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여러분들과 함께 더욱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2019년 새해에도 여러분 모두에게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베트남 귀환여성이자 코쿤껀터 활동가인 응웬티김헌 씨도 '내년에는 우리가 서로 협력해서 많은 의미 있는 활동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껀터에 놀러 오세요. 그리고 우리 한베 함께 돌봄센터에서 만나요'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왔다. 그리고 베트남 하우장에서 살고 있는 한베(한국-베트남 다문화가정) 자녀 자매인 우연서(8), 우예림(10) 양도 새해 인사가 담긴 깜찍한 그림선물을 해남신문 독자들에게 보내왔다.

코쿤껀터는 (사)유엔인권정책센터가 2011년 베트남 결혼이민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단체로 여성가족부의 위탁을 받아 결혼이민예정자의 안전한 이주와 한국 내 조기정착을 위한 현지 사전교육을 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사별이나 이혼 등으로 베트남으로 다시 돌아온 귀환 여성들과 그 자녀들의 법률적, 행정적, 경제적 어려움을 돕는 일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에서 온 새해 편지와 그림, 우리가 다문화가정은 물론 그들의 친정 마을과 친정 나라를 생각하고 관심을 가지고 정과 사랑을 함께 나눠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베트남에 전달된 지역사회의 정

지난 2년 동안 해남에서는 지역사회가 하나 돼 다문화가족을 위한 지역공동체 사업을 전개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다문화 음식과 문화가 곁들여진 하나데이 사업과 다문화 편지쓰기 대회, 다문화 기자단인 해다뉴(해남 다가치 뉴스)기자단이 활동을 하며 다문화 인식개선은 물론 다문화 가족들의 성취감 확대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화합과 통합에 더 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특히 2년 전에는 지역사회의 도움으로 2가족이 친정집을 방문했지만 지난해에는 각종 수익금과 지역사회의 지원금이 확대돼 5가족이 친정집을 방문할 수 있는 성과도 거뒀다.

다른 지역에서 행정기관이나 아니면 큰 기업들이 나서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을 우리 해남에서는 지역사회가 자발적으로 협의회를 구성하고 지역공동체 사업을 지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추가로 여러 단체가 나서 베트남 현지에 학용품과 의약품, 물품 보내기 운동을 폈고 그 결실은 지난해 11월 20일 베트남 현지에 있는 코쿤껀터 측에 전달됐다.

그 양과 가격을 떠나 지역사회의 따뜻한 정과 사랑이 이제는 다문화가정과 친정집을 넘어 친정마을과 친정나라에도 퍼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베트남 현지 방문 전달식에서 코쿤껀터의 김이연심 대표는 "해남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여기까지 해남에서 찾아와 주시고 정말 필요한 학용품과 의약품, 물품들을 전달하고 관심을 가져주니 감사할 따름이다"며 "이를 계기로 한국 땅끝 해남과 베트남 땅끝 껀터가 다문화가정과 귀환 여성, 한베 자녀들을 위한 활동에 계속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달식에 참석한 코쿤껀터 활동가들과 한베 자녀들도 환한 웃음으로 감사의 인사를 대신 했다. 그들은 단순히 보이는 물품 외에도 그 안에 담긴 지역사회의 관심과 정, 사랑을 느끼며 고마움을 나타낸 것이다.

김이연심 대표는 "해남에서 더 많은 분이 한베 함께 돌봄센터를 접하고 더 많이 알기를 바란다"며 "해남군이나 해남지역사회와의 자매결연을 통해 다양한 방식의 인적, 물적, 교육 교류 등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자매결연과 교류를 강조하며 해남에 있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코쿤껀터 직원간의 교환근무, 해남지역사회의 코쿤껀터 방문, 해남 학생들의 한베 함께 돌봄센터 내에서의 자원봉사 활동, 아빠 나라를 그리워하는 한베 자녀들의 고국 방문, 코쿤껀터와 껀터 지역사회의 해남 방문 등이 앞으로 추진됐으면 한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친정 마을·나라 모두가 우리 이웃

지난해 기준으로 해남으로 시집을 온 결혼이주여성은 570여명, 다문화 학생은 533명으로 다문화가족은 우리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해남에서도 상당수 결혼이주여성이 이중언어 교사와 통번역사, 문화해설사, 요양보호사, 다국적 농작물 재배 등 분야에 진출해 있고 다문화 2세들도 이중 언어 구사라는 장점을 살려 군인, 공무원, 기업체 직원, 대학생으로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아직 다문화가족은 언어와 문화, 경제적인 어려움 등이 상존하며 이른바 취약계층에 여전히 속해있다. 우리가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그들을 지원하고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도록 지역공동체 사업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누군가는 해남에 더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데 왜 다문화가정을 돕느냐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다문화라는 용어가 불편하니 되도록 사용하지 말자고 한다.

그 또한 관심의 또 다른 표현으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측면도 이해는 되지만 아직은 과도기인 상황에서 취약계층이자 소외되기 쉬운 그들을 위해 우리가 지속해서 관심과 사랑의 손길을 내밀고 그들의 자립과 안정에 도움을 주는 것은 지역사회의 역할이기도 하다.

해남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정광선 센터장은 "지역사회 안에서 그들의 이야기가 다뤄지고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자긍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서로가 더 가까워지고 지역사회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지역공동체 사업이다"고 강조했다.

껀터의 한베 자녀 중에는 자신이 어렸을 때 생활해온 아빠 나라인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 한다. 해남의 한 다문화 자녀는 한베 자녀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며 커서 베트남으로 가 코쿤껀터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다문화가족도 우리 이웃이요 해남군민이다'라는 지역공동체 사업이 앞으로도 지속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친정 마을과 친정 나라로 확대해야 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올해에는 이 사업이 민간에서만 머물지 않고 관련 기관들의 참여 속에 나아가 해남과 껀터 간, 해남과 코쿤껀터 간 자매결연과 교류로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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