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피의자 관리 질책 이어져

산이면 간척지에서 발견된 변사체를 살해한 유력 용의자가 붙잡힌지 하루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경찰의 허술한 피의자 관리에 대한 질책이 일고 있다.

지난달 18일 산이면 간척지 수로 공사현장에서 작업을 하던 굴삭기 운전기사에 의해 땅에 묻혀있는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목에 노끈이 감긴 채 발견된 남성의 신원은 광주에 주소를 둔 장모(58) 씨였다. 해남경찰서는 사건 현장 주변의 CCTV를 확인해 9월과 10월 사이에 차량으로 인근을 오갔던 피의자 김모(59) 씨를 시신 발견 9일만인 지난달 27일 광주에서 체포했다.

이날 해남경찰서에서 1차 조사를 마친 뒤 오후 8시 30분경에 유치장에 입감된 김 씨는 다음날인 28일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됐다. CCTV 확인결과 김 씨는 오전 4시 57분경 유치장 내부 화장실로 들어갔다. 6분 후인 오전 5시 3분경에는 김 씨의 움직임이 없자 화장실 센서등이 꺼졌다. 하지만 이 시간에 유치장에서 근무하던 경찰관은 졸고 있어 1시간 20여분이 지난 뒤인 오전 6시 21분에서야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는 김 씨를 발견했다. 김 씨는 겉옷 아래쪽에 들어 있는 끈을 이용해 목을 매고 숨진 것으로 나타나 경찰의 허술한 피의자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해남경찰서의 유치장 근무가 2인 1조로 구성돼 야간 근무자는 2시간 단위로 번갈아가며 근무하면서 구금자들을 살펴야하지만 규정을 어기고 4시간씩 근무 교대했고 사건 당시에는 모두 잠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입감전 신체 수색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겉옷에 들어있는 조임끈을 발견하지 못했다. 해당 근무자들은 대기발령조치 됐다.

피의자가 1차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산이면 간척지 살인 사건의 해결이 불투명해지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광주에서 노숙 생활을 하던 장 씨에게 접근한 김 씨가 통장과 휴대전화를 만들어주고 금전 문제로 인해 범행을 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관리 과오로 인해 김 씨가 사망했으나 그동안 수집한 증거들로 범행의 동기 등을 밝혀낼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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