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수(우수영 문화마을 해설사)

 
 

오메오메 으짠일인가
나 된장 가지로 왔오
어메어메 된장 띠어 논지가 언젠디
그랑께라우,
듬뿍 담아진 된장 그릇을 들고 나오신다.
된장은 항아리에 담아놓고
묵어야 한다고 하신다.
내가 그렇게 꼭 말할게요.
그람시로 하는 말
으짜까잉 으짜까잉
왜 그라요.
<시간 오전 11시 40분>
때는 됐는지 반찬이 없어서 아따
나 약속이 있어서 얼른 가야대라우
오메오메 그라먼 천천히 가게. 야우,
천천히 가꺼싱께 염려 마시오

차를 돌려 천천히 가는데 뒷거울을 보니 한 없이 제 차를 바라보며 서 있는장모님
이렇게도 걱정을 하는걸까,
어메어메 도 사랑이요.
오메오메 도 사랑이요.
으짜까잉 으짜까잉 사랑이요
때는 됐는디도 사랑이요.
한 없이 바라보는 모습은 끝 없는 사랑이라
뒷거울에 비치는 장모님을 보면서
장모님의 사랑이 느껴지는 이 마음
나도 모르게 눈 시울이 적신다.
장모님 연세 80대, 내 나이 60대 후반
지금까지 40여년 변함없는 장모님의 사랑을 느끼면 창문을 여니
찬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이렇게 또 한 해가 가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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