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해남평화비 제막 3주년
학생 힘으로 작은 소녀상 설치

▲ 해남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모아 마련한 작은 소녀상 제막식도 진행됐다.
▲ 해남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모아 마련한 작은 소녀상 제막식도 진행됐다.
▲ 해남평화비 제막 3주년을 맞아 '진실과 정의 그리고 기억' 전시회가 열렸다.
▲ 해남평화비 제막 3주년을 맞아 '진실과 정의 그리고 기억' 전시회가 열렸다.

해남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故 공점엽 할머니와 전국 피해 여성들의 인권을 회복하고 역사를 바로세우기 위해 해남공원에 건립된 소녀상 해남평화비 제막 3주년을 맞아 전시회와 평화인권강의가 지난 3일과 4일 열렸다. 또한 청소년들도 뜻을 함께 한다며 해남고 두빛나래 동아리에서 자발적으로 작은 소녀상 건립을 위한 기금마련 활동을 펼쳐 제막식도 가졌다.

이날 행사는 해남고 프로젝트 동아리 두빛나래 활동으로 건립된 작은 소녀상 제막식이 먼저 열렸다. 작은 소녀상은 해남고 창의동 입구에 설치됐으며 가로 45cm, 세로 42cm 크기이다.

두빛나래 동아리는 지난달부터 작은 소녀상을 세우기 위해 야간자율학습시간을 활용해 포스터와 영상 등 홍보물 제작, SNS를 활용한 기금 마련 안내 등의 활동을 펼쳤으며 모금이 진행된 약 10여일 동안 250여만원의 후원금이 모이는 성과를 이뤘다. 이중 200만원은 작은 소녀상을 설치하는 데에 사용됐으며, 남은 50여만원은 정의기억연대에 후원해 할머니들을 위한 일에 보탬이 되도록 했다.

두빛나래 동아리 회장 장윤수(2년) 학생은 "모금이 잘 이루어질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학생들이 바른 역사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어서인지 어른들보다 참여가 많았다"며 "특히 수능 기간이어서 3학년에게는 직접적으로 알리지 않았는데 포스터나 SNS 홍보글을 보고 동참하겠다며 먼저 문의가 와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작은 소녀상 제막식 이후에는 해남평화비 제막 3주년을 기리며 마련된 '진실과 정의 그리고 기억' 전시회 오픈식이 창의동 3층 전시실에서 열렸다. 오픈식에서는 이남이 씨가 길원옥 할머니의 '평화가 춤춘다 통일이다' 시를 낭송했고 새하늘지역아동센터 학생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또한 4일에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가 방문해 '우리 아이들은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아야죠' 라는 주제로 평화인권 강의를 진행했다.

'진실과 정의 그리고 기억' 전시회는 오는 18일까지 진행되며 조직적인 범죄로서의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와 가족들의 가슴 아픈 증언, 일본에게 사과를 요구하기까지의 여정과 전국 곳곳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기억하기 위해 세워진 소녀상과 이에 얽힌 한일관계 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정의기억연대 한경희 사무총장은 "해남은 전남에서 최초로 소녀상인 해남평화비가 건립된 곳인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작은 소녀상까지 세우는 등 군민들이 꾸준히 관심을 가지는 모습이 인상깊다"고 답했다.

해남나비 이명숙 대표는 "정기적으로 기림일과 평화비 제막 기념 주간에 의미있는 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군민 뿐만 아니라 군내 기관들의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순옥 할머니가 향년 97세로 별세했다. 올해 6명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생존한 피해 할머니는 26명만이 남게 됐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