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땅끝에서 땅끝으로> 다문화는 우리 그리고 '희망'
1. 포용과 희망의 등불이 되겠습니다 '땅끝에서 땅끝으로'
이창섭 기자  |  nonno@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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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4  14:3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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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에 열린 하나데이 행사, 모두가 하나 된 지역축제가 됐다.
   
▲ 다문화시각에서 지역사회와 소통한 해다뉴기자단은 큰 호응을 얻었다.
   
▲ 지역사회의 공동체 사업을 통해 올해 5가족이 친정집을 방문하게 됐다.

| 싣는순서 |

1. 해남의 정, 지역사회의 힘 땅끝에서 땅끝으로
2. 6년 만에 손잡고 불러보는 어머니, 아버지 - 다문화가족 친정방문 동행기
3. 우리가 몰랐던 일, 이제는 알아야 할 일 - '한-베 함께 돌봄센터'를 가다
4. 다문화가족도 우리 '가족'이고, '희망'이며 '미래'입니다

지역사회가 하나 돼 다문화가족들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공동체 사업이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결혼이주여성들의 친정집 방문이 이뤄졌고 특히 올해는 학용품과 물품, 의약품 등 지역사회의 정이 사돈의 나라라 할 수 있는 베트남으로 전달됐다. 결혼이주여성들의 친정집 방문에 맞춰 동행취재를 통해 친정방문의 감동적인 사연을 전하고 결혼이주여성들의 눈물과 희망, 그리고 지역공동체사업의 지속적인 방안을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

지난해 '땅끝에서 땅끝으로', 그리고 올해 '해다공(해남 다가치 공동체)프로젝트'로 이어진 지역공동체 사업의 취지는 '다문화가정도 우리의 이웃이요, 해남군민이다'로 표현할 수 있다.

해남만 놓고 봐도 현재 해남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등록된 결혼이주여성은 570여명에 이른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문화 학생은 지난 4월 기준 533명으로 전체 학생 의 8%에 달하고 있다.

특히 해남에서 생활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 가운데 절반 정도가 베트남 출신이고 베트남 남단에 있는 껀터에서 해남으로 온 결혼이주여성만 60여명으로 전체 다문화가정의 11%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트남은 사돈의 나라, 껀터는 사돈의 도시라 할 수 있다.

껀터는 베트남 남부의 최대 도시로 교통과 상업, 물류의 중심지로 잘 발달돼 있지만 변두리 지역과 마을은 우리나라의 6·70년대 농촌지역을 연상하게 하고 있다. 경제적 문제 때문에 껀터지역에서 결혼적령기를 맞은 70%정도의 여성들이 국제결혼을 하고 있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한국으로 시집을 오고 있는 상황이다.

언어와 문화, 경제적 문제 등 난관 속에 상당수 결혼이주여성들은 결혼 후 5년, 심지어 10년 넘게 친정집 방문을 하지 못하는 등 친정과의 교류도 어려움에 빠져들게 된다.

이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지역사회에서는 민간주도로 친정집 보내기 사업을 진행해 2가족은 직접 친정집 방문의 기회를 제공했고 2가족은 영상편지를 제작해 현지에 전달했다. 행정기관이나 일부 단체가 주도한 것이 아니고 지역사회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뜻을 모아 지역사회운동을 통해 결과물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다.

특히 이후 10여개 기관과 사업장이 정식으로 해남군 다문화가족 친정방문지원협의회를 구성해 올해는 해다공 프로젝트를 통해 친정집 방문사업에 그치지 않고 다문화 인식개선은 물론 그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사회 내 소통과 화합에 노력하며 지속사업으로의 한단계 발전하는 과정을 선보여 새로운 지역공동체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데이·해다뉴 새로운 시도

지난 5월 11일에 펼쳐진 하나데이는 수백여명의 군민들이 행사에 참여하며 모두가 함께 어우러진 지역축제가 됐다. 5월 20일 세계인의 날을 기념해 해남에서는 최초로 '해남 하나데이' 행사를 열어 결혼이주여성들이 직접 참여해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일본, 중국 등 각 나라의 전통음식과 전통 춤 공연을 선보였다. 또 지역 문화단체가 재능기부로 통기타 공연과 성악 공연 등을 펼쳤고 해남 여성단체 회원들은 한국음식을 판매하며 먹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특히 해남읍 5일시장안에 텅텅 빈채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어물전에서 행사를 진행해 모처럼 활기넘치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며 행사 정례화 등 이곳을 다문화거리로 활성화하자는 움직임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수익금은 결혼이주여성들의 친정방문돕기 사업에 기부됐다.

해남군여성단체협의회 김화성 회장은 "갈수록 이기주의가 팽배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데이 행사를 통해 다문화가정과 지역사회가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자리가 됐고 나아가 민간외교 역할을 톡톡히 해 낸 것으로 평가된다"며 "지속적으로 이같은 행사가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8일에는 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다문화 편지쓰기 대회가 열렸다. 가정의 달 5월을 기념해 '가족'을 주제로 모국어로 편지쓰기대회가 열린 것인데 쓰여진 편지는 국제우편으로 친정집에 전달됐다. 또 편지 가운데 일부는 해남신문에 그대로 보도돼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EBS 라디오 '다문화 음악여행' 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의 청취자들에게 소개되기도 했다.

다문화가족의 시각에서 다문화를 얘기하고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다문화기자단 이른바 해다뉴(해남 다가치 뉴스)기자단의 활동은 또하나의 큰 성과이다.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학생 등 20명으로 구성된 해다뉴 기자단은 지난 4월 창단해 6개월여 동안 활동을 펼쳤는데 특히 모녀 5쌍과 모자 2쌍, 학생 자매 1쌍 등 가족이 함께 참여해 또다른 가족문화를 만들어냈다.

또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모두 28건의 기사를 작성해 해남신문에 해다뉴 기자단 이름으로 보도됐다. 또한 해다뉴 기자단이 아나운서로 직접 참여해 다문화 학생들은 한국어로, 결혼이주여성들은 모국어로 뉴스를 진행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성취감은 물론 신문과 방송이라는 직업체험에도 큰 도움이 됐다.

이렇게 제작된 동영상 뉴스는 해남방송과 네이버 TV, 유튜브에 소개되며 해남을 곳곳에 알린 것은 물론 다문화인식개선과 지역사회와의 소통에도 큰 힘이 됐다. 안지연(필리핀·44) 씨는 "영상 뉴스 앵커로 참여한 경험이 살아가는 데 큰 자신감이 될 것이다"고 말했고 정세훈(16) 군은 "성취감과 함께 기자라는 직업체험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친정마을·친정나라 돕기로 발전

이와 함께 지난해 친정집 방문사업에 그쳤지만 올해는 해다공 프로젝트 취지에 공감하고 참여하는 기관과 단체가 늘고 사업도 확대돼 친정집 방문사업과 함께 친정마을과 친정나라에 의약품과 물품 지원, 학용품 지원사업이 추가됐다.

지난해 2명이 이 사업을 통해 친정집 방문을 했지만 올해는 하나데이 행사 수익금과 친정방문지원협의회의 도움 등으로 5가족이 친정집 방문에 나서게 됐다.

해남교육지원청은 '땅끝에서 땅끝으로-학용품 보내기 운동'을 해남우리종합병원은 의약품 보내기 운동을 그리고 국제와이즈멘 해남땅끝클럽은 옷이나 운동화 등 물품 보내기 운동을 펼쳤고 함께 모아진 지원 물품들은 베트남에 있는 코쿤껀터에 전달됐다.

코쿤껀터는 (사)유엔인권정책센터가 2011년 설립한 비영리단체로 한국행 결혼이민예정자의 안전한 이주와 한국 내 조기정착을 위한 현지사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지난 2016년부터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한-베 함께 돌봄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한국에서 사별이나 이혼 등으로 귀환한 결혼이주여성들과 자녀들의 베트남 재정착을 위한 자활교육과 무료상담, 자녀 돌봄교육 등에 나서고 있다. 친정방문지원협의회는 코쿤껀터에 해남 지역사회의 지원 물품을 전달했고 앞으로 지속적인 결연사업 추진방안을 논의해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더욱 모아지고 있다.

국제와이즈멘 해남땅끝클럽 오영동 회장은 "다문화가족은 해남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평균연령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등 더 이상 남이 아니다"며 "먼 친척보다 가까운 우리 이웃 사촌이다"고 말했다.

해남농협 장승영 조합장은 "이제 다문화는 생활속의 한 부분이고 우리 군민들이다"며 "더 많은 기관과 단체, 봉사클럽 등에서 동참해 다문화가족을 위한 지역공동체 사업이 더욱 확대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해남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정광선 센터장은 "지난 2년동안 지역공동체 사업이 추진되며 사소한 일이 있어도 결혼이주여성들이 직접 센터를 찾고 주위에서도 도움을 요청하는 등 서로가 신뢰하고 아끼며 거리감없는 관계개선이 많이 이뤄졌다"며 "이같은 지역사회의 관심과 사랑이 다시 화합과 더 나은 사랑으로 하나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문화가족을 도와야 하는 대상,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어려움을 겪는 대상, 가족간의 위기와 갈등이 잠재된 위기의 가정으로 바라보던 시각이 이제 다문화가족도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인식되고 '시혜의 대상'이 아닌 '우리의 이웃'이 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지역사회의 공동체사업은 땅끝에서 땅끝으로의 의미대로 이제 우리 이웃들의 친정마을과 친정나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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