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공동취재> 도시양극화 문제해소를 위한 공동체회복
6. 공공건물 주민 소유로, '오랫동안 살고 싶은 동네' 만들기영국 로컬리티 시민자산화 운동
도시재생 주민의 역할부터 고민
노영수 기자  |  5536@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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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4  14:3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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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기업이 주도한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영국의 코인스트리트는 주민들이 공동체를 구성해 안정적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식당과 상점·갤러리·바 등 주민 생활편의를 위한 공간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공공건물을 통한 수익은 다시 공동체 활동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선순환 구조를 이뤘다.
   
 

| 싣는순서 |

1. 도시 쏠림, 읍 쏠림 암울해지는 농촌마을
2. 관계로 맺어지는 공동체 활력 불어넣어
3. 주민 자치 강화 내가 사는 마을 내가 디자인
4. 지역공동체 자주성 기반으로 되살아난 마을
5. 내가 사는 마을 나에게 필요한 마을로
6. 잘 가꿔진 공동체 삶의 질을 높인다

전국적으로 도시재생과 이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심각하다보니 문재인 정부는 국책사업으로 50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해남군도 내년초 조직개편을 통해 도시재생 관련 업무를 맡을 팀을 신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건물 짓기, 벽화그리기 등에 그쳐서는 또 다시 실패할 수밖에 없다.

치솟는 땅값과 상가임대료는 결과적으로 원주민이 터전에서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타지역에서 발생하는 젠트리피케이션은 침체된 옛 도심이 활성화되면서 원주민이 터전에서 밀려나게 된 것이지만 해남은 원도심이 활성화되지 않았음에도 땅값과 상가임대료가 광주 중심가 수준에 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치솟는 임대료는 물건의 가격을 비싸게 하고 이는 지역내에서 소비를 더욱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더 넓은 광역의 의미로 봤을 때에서도 전남도청이 이전해 온 무안 남악신도시, 공공기관이 이전해 와 조성된 나주 혁신도시 등으로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해남군 자체의 공동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도시재생의 핵심은 그 동네에 오랫동안 살고 싶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주민들이 직접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역의 공동체가 살아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 특히 도시재생사업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사회적경제 기업과 청년 등이 주도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도시재생사업으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영국 등 유럽에서 이뤄지고 있는 '시민자산화' 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로컬리티(Locality)는 영국의 지역재생을 가능하게 한 '지역주권법' 등의 제정을 주도한 대표적인 공동체 지원기관 연합체로 현재까지 지역자산 활용에 대한 컨설팅,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7년 10월 영국 로컬리티와 공동협력 업무수행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 데이비드(로컬리티 개발부장)

로컬리티 개발부장인 데이비드 씨는 "로컬리티는 영국 각지에 있는 600여 단체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있고 지역사회의 단체들이 지역사회과 연결돼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컬리티 시민자산화 운동의 대표적인 것이 우리의 공간을 구합시다라는 'SOS(에이브 아우어 스페이스) 캠페인'이다. 이 운동은 박물관, 수영장, 축구장, 관광지, 극장 등 지방정부가 소유하고 있지만 공공의 성격을 자기고 있는 자산을 정부가 함부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상 공공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곳은 이웃을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되는 것.

로컬리티는 공공자산은 이곳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정부를 설득했으며 매각하려는 자산이 공동체를 위한 자산이라고 판단될 때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매물이 나올 경우 지역공동체가 가장 먼저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도 제정됐다. 2011년 제정된 로컬리즘 액트(지역주권법)는 지역공동체가 가치가 있는 자산을 매각할 때 토지 소유자는 6개월 동안 이를 개인 소유자에게 팔 수 없고 공동체가 돈을 모을 때까지 기다려야 된다는 것이다.

실제 외지인들이 별장을 많이 지어 놓은 홀리 아일랜드라는 곳이 있는데 호텔을 지역공동체 조직이 매입해 여행객 센터와 주거공간을 만들어 지역에 활기를 불러일으켰다. 마을공동체가 자산을 갖게 되면서 커뮤니티 사업도 생기고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도 만들어지는 등 주민들이 살기 좋은 지역으로 변해갔다.

이렇듯 로컬리티는 남이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 스스로 해결하고, 공동체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둔 조직이다. 데이비드 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의식이며 주인의식이다"며 "주인의식이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핵심이며 지역에서의 고용 창출이나 청소년 교육을 이끌어가겠다는 혁신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공자산 이웃 연결하는 매개체로
주민 주인의식이 커뮤니티 활성화

런던 사우스뱅크에 위치한 코인스트리트는 사회적기업이 주도한 도시재생 사례다. 이곳은 70~80년대 제조업 쇠퇴와 함께 침체되다 템즈강 주변의 입지여건이 좋아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호텔과 고층빌딩을 짓기 위해 부지매입에 나섰다. 이렇다보니 땅값은 치솟기 시작했고 지역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빼앗길 위기에 놓였었다.

이때 주민들은 재개발 반대운동을 펼치면서 스스로 지역을 지키기 위한 캠페인에 나섰다. 주민들은 직접 '우리 마을을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며 마을에 필요한 계획을 수립해 런던시에 제출했고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 빌더스'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조직해 기금을 모아 해당 부지를 매입했다. 주택협동조합을 꾸려 집을 공급해 안정적 주거환경을 조성했으며 식당과 상점, 갤러리, 바 등 주민 생활편의를 위한 공간도 조성했다. 런던시는 코인스트리트의 부지를 저렴하게 임대해 주고 임대주택과 공원, 산책로 등 공공시설을 조성했다. 특히 임대사업, 주차장 사업, 커뮤니티 프로젝트 컨설팅 등의 수익사업을 통해 현재도 많은 이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수익을 다시 공동체 활동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 신현방(런던 정경대학교 지리환경학과 교수)

영국 런던 정경대학교 지리환경학과 신현방 교수는 "영국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공공주택을 지어 주민들에게 장기간 임대해 주고 있으며 토지나 공공자산을 지역주민들의 공동체에 임대해 줄 수 있는 구조를 갖췄고 주민들 또한 사회적 합의가 돼 현재 추진 중인 도시재생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은 부동산이 자산증식의 수단이 돼 섣불리 비교하고 적응하는데 한계가 있겠지만 도시재생 과정에서 주민들의 참여를 중심으로 행정의 지원과 의회의 감시, 재투자 등 함께 고민하고 논의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지역실정에 맞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도시재생 사업으로 집주인만 혜택을 보고 치솟는 임대료로 세입자는 떠나야 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마을 공동체의 회복과 주거 임차인의 불안정성을 해소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 코인스트리스 등의 사례를 적용하기에는 대도시인 서울보다 오히려 지방이 유리한 점이 있다"며 "집이 투기의 대상이 아니며 공동체와 정체성을 지키는 공간이라는 인식 변화부터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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