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기(계곡면 향우)

 
 

금목서 1

시각보다
후각이 먼저 아는 꽃
짙은 향기 따라
눈길 옮겨야 비로소 보이는 꽃

볼품없는 색깔의 작은 꽃으로 피어나
사랑받지 못한 아픔을
향기로 승화시킨 꽃

장미보다 아름다운 꽃 그 빛을 잃어
어둠에 묻히는 밤
침묵이 깊을수록 향기짙어져
지쳐있는 심신 편안한 잠을 주는 꽃

 

금목서 2

성진리 동서 집에 가면
아내 닮은 처형 버선발로 반긴다.

금목 피어나는 가을
성진리 동서 집에가면
금목서 짙은 향내
처형보다 먼저
닫혀진 사립문 넘어와 반긴다.

처형
하늘나라로 떠나신 금년 가을엔
그 짙었던 금목서 향내
담을 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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