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공동취재> 도시양극화 문제해소를 위한 공동체회복
5. '공동경제' 원칙으로 공동체 마을 이룬 덴마크 스반홀름유기농·환경 중심 공동체 일궈내
40년간 수입 공동관리 자급자족
노영수 기자  |  5536@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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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26  17: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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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마크 스반홀름 공동체는 400㏊ 부지에 마을을 일구고 구성원들의 모든 수익을 한 통장에서 관리하며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스반홀름 공동체의 주 수입은 마을내에서 공동으로 키운 농작물과 가공식품의 판매수입이다.
   
   
 

| 싣는순서 |

1. 도시 쏠림, 읍 쏠림 암울해지는 농촌마을
2. 관계로 맺어지는 공동체 활력 불어넣어
3. 주민 자치 강화 내가 사는 마을 내가 디자인
4. 지역공동체 자주성 기반으로 되살아난 마을
5. 내가 사는 마을 나에게 필요한 마을로
6. 잘 가꿔진 공동체 삶의 질을 높인다

덴마크 '스반홀름' 공동체는 400㏊ 부지에 130여명의 주민들이 마을을 이루고 함께 모여 산다. 이들은 '공동경제'라는 공동의 가치에 주목하고 자연주의와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 구성원 각각의 수입을 한 통장에서 관리하는 등 공동생산, 공동소유를 원칙으로 공동체 삶을 지향하고 있다.

스반홀름 마을은 덴마크의 수도인 코펜하겐에서 약 60㎞ 정도 떨어진, 차로 1시간30분 정도 거리인 스키비에 자리 잡고 있다. 공동체 마을이 조성된 지 올해로 40년을 맞았다.

이곳은 지난 1977년 공해가 심했던 덴마크 상황에서 도시보다는 시골에서 뜻이 맞는 사람들 간에 모여 살자는 제안에서 시작됐다. 당시 덴마크는 공동체 붐이 불어 많은 공동체가 설립되는 시기였다고 한다.

행복한 삶을 위해 시골에서 모여 살고자 하는데 함께하자는 신문 광고를 냈고 200여명이 지원했다. 이 가운데 100여명이 공동체 참여를 결정해 스반홀름 공동체가 만들어졌다.

40년 전부터 공동체에 참여하고 있는 키어스튼 씨는 "당시 덴마크는 공해가 심했고 유기농 농장도 없었던 터라 도시와 인접한 시골에서 유기농농장을 기반으로 공동체가 조성되면 커질 수 있겠다는 확신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250년 된 고택을 리모델링해 공동체의 중심으로 삼았다. 이 집을 중심으로 거주공간과 공동식당, 창고, 축사 등도 조성해 갔다. 안정적인 생활과 안전한 먹을거리를 위해 유기농업을 할 수 있는 농지를 확보해 나가 지금은 400여㏊에 이른다.

넓은 땅에서 밀과 채소, 과일 등 땅에서 나오는 모든 것을 땀 흘려 재배하지만 이들은 일을 위한 삶이 아니라, 자유롭고 건강한 삶을 위한 노동을 하며 무소유의 공동체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다. 아침 8시부터 저녁 5시까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40시간 일하고 주말과 휴일엔 쉬며, 농사일을 내려놓는 12월∼2월까지 3개월 동안은 휴식기다.

현재 이곳에는 80여명의 성인과 50여명의 아동·청소년이 공동생활하고 있다. 스반홀름 공동체의 특징은 모든 것을 공동 소유한다는 점이다. 이곳에 들어올 때 자신이 소유하는 있는 전 재산을 내고 벌어들이는 수익도 공동으로 관리한다. 처음 낸 재산은 부득이 공동체에서 나가게 될 때 그대로 돌려받는다.

공동체의 주된 수입은 공동소유하고 있는 농장에서 주민들이 직접 키우는 유기농 채소 등이다. 또한 공동체 한곳에 판매점을 만들어 와인과 쿠키 등 이곳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만든 가공식품도 판매한다.

내부적으로 농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과 식당, 사무, 가공 등 부서를 조직해 일을 세분화하고 분업화하고 있다. 대부분 작업과 식품은 자급자족이 가능해 스반홀름은 의식주도 공동으로 해결하고 있다. 지열과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로 전기도 직접 생산해 사용하고 있다.

공동체 생활 속 '개인' 존중돼
중요사안은 만장일치로 결정

성인 중 50% 가량은 외부에 직장을 두고 출퇴근 하고 있다. 공동체를 운영하며 벌어들인 수입과 외부에서 벌어들인 모든 수익은 공동으로 관리하고 분배는 하지 않는다. 다만 얼마간의 용돈만 지급된다. 단 상대적으로 고수입의 직장을 가진 교수나 의사 등과 정부 지원만으로 살아가는 주민의 용돈에는 조금 차이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수입이 높은 주민은 월급의 10%를, 수입이 적은 직업은 20%를 용돈으로 주는 방식으로 주민 간 용돈의 차이를 좁히고 있다. 용돈은 최저 3200크로네(55만원)부터 최대 8000크로네(138만원)다. 이곳에서는 의식주가 해결되다보니 용돈으로는 교통비, 화장품 등 소소한 것을 지출한다.

이곳은 공동생활을 하지만 개인을 존중한다. 공동체 구성원 모두 각자의 방과 자신만의 공간을 갖고 있다. 개인 사생활에 대한 침해도 없다. 또한 대표자를 두지 않고 주민들의 의견은 똑같은 무게로 다룬다. 방을 결정하는 방식도 수입이나 공헌도 등이 아닌 가정의 환경에 따른다.

   
▲ 키어스튼 씨가 40년 전부터 마을을 일구고 있는 스반홀름 공동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키어스튼 씨는 "교사란 직업을 가진 주민의 경우 부인이 아프고 자녀가 3명이 있어 넓은 공간에 거주하고 있고 교수란 직업을 가진 주민은 부부만 살고 있어 작은 집에 거주하고 있다"며 "이곳은 리더와 직책이 없어 모두가 평등하고 결정을 할 때도 주민들 모두에게 똑같은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스반홀름 공동체의 연간 수입은 2500만크로네(45여억원) 정도다. 이중 2300만크로네 정도가 공동육아, 공동식당 등 운영비와 용돈 등으로 지출된다고 한다.

   
 
   
▲ 1978년 스반홀름 공동체가 결성됐을 당시.
   
▲ 올해로 40년을 맞은 공동체의 최근 모습.

스반홀름 공동체에 함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공동체는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80여명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더 이상 공동체와 함께하지 못하게 돼 나가는 주민이 있을 경우에는 대기 순서에 따라 신입 주민을 받는다. 신입 주민을 받을 때는 이 업무를 맡는 주민이 별도로 있어 미팅 등이 진행된다. 입주 희망자는 미리 공동체에서 생활해 보는 등 6개월여 시간을 갖고 정말로 이 공동체와 함께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래도 입주를 희망할 때는 전 주민들의 회의를 거쳐 결정된다. 중요한 사안은 투표가 아닌 모든 사람이 찬성하는 만장일치가 돼야 안건이 통과된다. 반대 의견을 가진 주민이 있다면 논의하고 토론해 설득시켜 나간다.

키어스튼 씨는 "마을 공동체 소속원은 모두 스반홀름 공동체의 운영방식에 동의하고 입주했기 때문에 갈등은 없다"며 "농장과 축사, 식당 등 운영주체별로 수시로 회의를 하고 입주 희망자가 있는 등 마을과 관련해 중요한 사안은 전체 회의를 통해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스반홀름 공동체는 매달 마지막주 화요일 정기회의를 갖고 있으며 40년 동안 3838건을 다뤘다. 안건은 14일전 주민들에게 공지해 자신의 의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은 구성원의 60%가 10년 이상 계속해 살고 있어 40년간 마을을 떠난 사람이 70명 정도에 불가하도록 했다.

 

| 인터뷰 | 레베카(사물도서관 운영자)

물품 공유하며 이웃간 관계 형성

 

   
 

영국 리메이커리 사물도서관

영국의 이코모도 공유경제 사이트에는 다양한 물품이 올라와 있다. 드릴, 잔디 깎기 기계 등 1년에 몇 번 쓸까 말까하는 기계 등을 공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재능이나 공간도 빌려준다. 무엇인가 주고받으면서 관계가 형성되고 커뮤니티도 형성된다.

우리나라의 자활센터와 비슷한 개념의 영국의 '리메이커리'도 개인 대 개인 간 거래에서의 공유경제를 통한 관계 회복에 주목하며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으로 지난 2012년 출범한 리메이커리는 재활용을 매개로 이웃과의 건강한 관계를 중심에 두고 있다. 건축이 발달한 영국에서 철거로 인한 각종 쓰레기가 넘쳐났고 나무를 재활용해 가치를 창출하고 인식을 변화시키고자 출범했다. 이곳에서는 목재를 다루는 기술 등을 지도하며 자활의 의지를 키워주고 있다.

최근 리메이커리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은 '사물도서관'이다. 1~2번 사용하고 방치되는 공구나 음향기기 등을 개인이 사지 말고 공동으로 구매해 필요한 이웃이 빌려 사용하자는 취지다. 사물도서관을 운영하기 위해 주민 300여명이 1만파운드를 클라우딩 펀드로 모금해 지금은 50여가지 아이템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사물만 공유하는 것이 아닌 바느질, 물건 수리 등 기술도 공유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만나는 이웃이 늘어나게 되고 이웃간 관계가 서로 연결돼 지역사회에 활기가 돈다.

사물도서관 운영자인 레베카 씨는 "혼자 살면서 드릴이 필요했는데 한번 쓰고 말 드릴을 꼭 사야되는지 의문이 들었다"며 "이 같은 물건을 함께 공유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한 주부는 딸을 위해 사물도서관에서 재봉틀을 빌려 옷을 만들어 줬고 이 주부의 이야기는 모임 내에서 공유되면서 또 다른 활기를 불어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리메이커리의 사물도서관은 사물과 기술 등 공유로 집안에만 있던 이웃을 집밖으로 불러낸다. 처음 필요에 의해 참여했던 주민들도 적극적인 참여로 변화하는 등 사물도서관은 이웃과의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주고 공동체 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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