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공동취재> 도시양극화 문제해소를 위한 공동체회복
4. '슬럼가'에서 살고 싶은 지역으로 탈바꿈 '영국 캐슬베일'도시재생 핵심은 공동체 회복
주거 안정 바탕 삶의 질 개선
노영수 기자  |  5536@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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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8  00: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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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슬베일 HAT의 도시재생 사업은 하우징을 통한 안정적인 주거 공간 제공을 바탕으로 한 삶의 질 개선을 중심에 두고 있다. 캐슬베이 'THE SANCTUARY'는 주민자치센터의 역할을 하며 직업상담, 아이들 상담, 우울증 카운설링 등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주민들로 파트타임 형식으로 근무하고 있다.
   
   
 

| 싣는순서 |

1. 도시 쏠림, 읍 쏠림 암울해지는 농촌마을
2. 관계로 맺어지는 공동체 활력 불어넣어
3. 주민 자치 강화 내가 사는 마을 내가 디자인
4. 지역공동체 자주성 기반으로 되살아난 마을
5. 내가 사는 마을 나에게 필요한 마을로
6. 잘 가꿔진 공동체 삶의 질을 높인다

도시 양극화로 인한 삶의 질 저하는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요인이 된다.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공동체를 살리기 위한 도시재생 등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실업률이 증가하고 범죄율이 높아지고 교육의 질은 떨어지는 등 슬럼화 된 지역의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정부와 지역사회, 주민들이 직접 나선다.

영국 등 유럽의 공동체는 개인주의를 기반으로 한 공동체를 추구한다. 공동의,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결코 개인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다. 반면 우리나라는 공동의 목소리를 위해 개인의 의견이 무시되기 일쑤다. 또한 영국은 단순히 생활여건만을 개선시키는 것이 아닌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여기에는 지역 주민의 참여와 활성화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자생적인 공동체 회복을 지원한다.

영국은 18세기 후반 산업혁명으로 급진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근대화와 자본주의 팽창 등은 경제구조의 전환을 불러왔지만 빈부격차 등 양극화이라는 부작용도 낳게 됐다.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는 기계의 발달로 실업률이 증가하게 됐고 또한 70년대 오일쇼크와 80년대 경제 불황으로 주거환경이 나쁜 상태가 되는 슬럼화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영국 캐슬베일(Castle Vale)은 양극화 해소를 위한 도시재생이 처음 이뤄진 곳이다. 캐슬베일은 유럽의 대표적인 공업도시인 버밍햄시의 북동쪽에 위치한 위성도시로 1960년대 버밍햄 지구 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주거단지가 건설된 지역이었다. 50~60년대 자동차산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캐슬베일에도 재규어 공장 등이 생기며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당시 전투기를 만들던 이곳은 세계대전 이후 쓸모없는 곳으로 변했으며 산업화가 끝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실업자가 되는 등 쇠퇴하기 시작했다. 결국 회사들은 이곳에서의 사업을 포기하는 등 기피지역이 됐다. 슬럼가로 변한 지역 출신들은 타 지역에서 구직활동을 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에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결국 정부는 32개의 타워블록을 조성해 슬럼가 사람들을 이주시켰지만 주도로와 철도를 따라 난잡하게 건립되고 오히려 건물들이 습기를 응집시켜 주민들의 건강문제까지 야기시켰다.

캐슬베일 하우징 서비스 이사인 케이트(Kate Foley) 씨는 "정부가 도시재생에 나서며 70~80년대 32개 건물을 지어 슬럼가 사람들을 이주시켰지만 실업자의 고민을 들어주는 등 프로그램이 없이 건물만 지었다"며 "이렇다보니 오히려 범죄가 많아지고 교육률도 떨어지는 등 문제가 발생하게 돼"고 말했다.

거주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주거공간만 제공한 도시재생사업은 실패하게 됐으며 1990년대초까지 계속해 높은 실업률과 범죄율로 슬럼의 이미지가 높아갔다. 캐슬베일의 문제가 계속해 심각해지자 정부는 또 다시 도시재생사업을 실시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설물과 더불어 지역주민 생활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사회재생에 중점을 두고 접근하게 됐다.

캐슬베일 지역커뮤니티 대표인 존스(Ifor Jones) 씨는 "1990년대 초중반 보수당 정책으로 HAT(Housing Action Trust)가 출발하게 됐고 도시재생이 필요한 6곳을 지정해 지원하게 됐다"며 "처음 급하게 건물만 지었던 것과 다르게 소셜과 이코노믹 프로그램을 투입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을 뒀다"고 말했다.

도시의 재개발과 관련해서는 주민투표가 실시돼 92%가 찬성표를 얻었고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요체가 된 캐슬베일 HAT(Housing Action Trust)가 설립됐다. 이에 따라 도시재생프로그램이 버밍햄 시의회에서 HAT로 이임됐다.

당초 건립했던 32개의 타워블록 중 2곳만 리모델링 하고 나머지는 전부 철거, 주민들의 생활을 고려해 효율적이고 편리한 구조로 새로운 하우징(토지·가옥·가구·실내장식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주택산업)을 시작했다.

전체적인 프로그램은 건축·리모델링·주택관리, 직업·훈련·건강·사회보호, 젊은 층의 활동과 예술활동 진흥, 지역주민 권한부여와 주택 보유형태의 다양화, 인종간의 평등과 연속적인 사업계획, 사업과 상업의 발전 등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분야에서 이뤄졌다.

현재까지 1500여채의 주택이 지어지고 1300여채의 주택이 리모델링됐다. 2200여 임대주택도 조성됐다. 허문 건물부지 등에는 의료시설과 학생들의 직업교육 공간, 쇼핑센터 등이 마련됐다. 이번 사업은 주민들의 지속적인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건강, 경제, 사회, 환경 등 여러 분야에서 복합적으로 이어졌다. 각종 사업들은 직업훈련소 등을 통해 주민들이 교육을 받아 참여했다. 현재까지 3500여명이 직업 등에 대한 트레이닝을 받았으며 1500여 일자리가 생겼다.

특히 핵심은 주민과 주민들로 구성된 비영리재단의 참여다. 사업을 결정하는 HAT위원회에는 과반수가 넘는 주민이 참여하도록 했다. 현재도 의사결정기구 12명 중 3명은 주민의 몫이고 모니터링도 12명이 주민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HAT 조직뿐만 아니라 도시재생 활동 그룹에 지역주민을 참여시켜 권한을 부여하고 사업으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지역주민을 우선 고려토록 했다. 경찰, 학교, 주택연합회, 후속조직, 신용기관, 교육기술협회, 공급자 등 여러 조직과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며 관련 기관과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토대로 지속적인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주민들과 함께 삶의 질 향상을 중점으로 한 도시재생 사업은 슬럼가이자 빈민가였던 캐슬베일을 인구 1만명이 거주하는 도시로 탈바꿈시켰다. 도시재생사업의 이름이던 캐슬베일은 정식 행정구역 이름이 됐으며 캐슬베일내 우리나라 읍면동 기준의 마을도 40곳에서 69곳으로 늘어났다.

케이트 씨는 "낮았던 교육열도 높아져 텅텅 비었던 학교들이 현재는 지원자가 많아 대기자가 있을 정도다"며 "범죄율도 현저히 낮아져 동네에 대한 이미지가 참 살기 좋은 곳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실업률도 개선돼 예전 임대주택의 절반 가량은 현재 주민들의 소유로 바뀌었으며 비슷한 구조의 인근 지역보다 집값도 비싸다"고 덧붙였다.

존스 씨는 "도시재생의 핵심은 공동체를 회복하고 지역주민들이 중심이 돼 선순환구조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데 있는 만큼 지역특색에 알맞은 자체 시스템을 발굴해 지속적인 운영에 나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주민들이 주인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캐슬베일은 오는 2022년 정부의 지원이 끊기는 상황에서 자생적인 구조를 만들기 위해 '사람·집·공동체'를 테마로 한 'The Pioneer Group(개척자 그룹)'을 설립, 유산을 미래세대에 전달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그룹은 케슬베일 공동체가 지속될 수 있도록 현재의 자원을 관리하는 한편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등으로부터 기금을 유치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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