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선(해남군건강가정다문화지원센터 센터장)

 
 

우리는 세상에서 어떤 사람을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힘과 능력과 지식이 있는 몇 퍼센트의 실력자들에 의해 세상은 발전되어 가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보통 사람들에 의해 세상은 유지되고 움직이고 변화되어 간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들은 긍정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며 겸손하고, 배려하며, 불평불만이 아닌 소신으로 받아드린다. 또한 기쁨과 감사의 마음이 있으며, 하늘의 마음을 품고, 서로가 서로에게 협력하고 봉사와 헌신이 있는 멋진 사람들이다. 그들이 있기에 세상은 더욱 아름다운 것 같다.

요즘처럼 자기 PR시대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겸손하게 산다는 것은 어쩌면 미련하고 현시대와 맞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상관없이 소신을 가지고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멋진 사람들이 있어 세상은 행복과 희망으로 가득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힘은 끊임없이 생색내며 자기 과시에 날선 주장만 내세우는 사람이 아닌 세상을 사랑하고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의 몫인 것 같다.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친구집을 방문했는데 마침 친구는 집에 없고 하인이 그를 맞아 주었다. 하인은 조금만 기다리면 주인이 돌아올 거라며 거실로 안내하고 따뜻한 차를 내왔다.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읽을 만한 책 한권까지 가져와 세심한 배려를 보였다. 그후 하인은 하던 일을 끝마치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셰익스피어는 오랫동안 기다려도 친구가 오지 않자 차라도 한잔 더 마실 생각에 부엌으로 갔다. 그런데 부엌문을 연 순간 그가 발견한 것은 아무도 없는 부엌에서 혼자 양탄자 밑을 청소하고 있는 하인의 모습이었다. 일부러 들춰보기 전에는 더러운지도 알 수 없는 곳에 하인은 누가 보는 것도 아니고 주인이 시킨 것도 아닐 텐데 콧노래를 불러가며 즐겁게 닦고 있었다. 그 모습이 그렇게 멋져 보일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 후 셰익스피어는 젊은 사람들로부터 '인생의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누구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서슴없이 '혼자 있을 때에도 누가 지켜볼 때와 다름없이 행동에 변화가 없는 사람, 바로 그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이고,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좋은 일이나 좋은 사람에게는 누구나 나서고 싶고 함께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에 충실하며 빛도 소리도 없이 자기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야말로 이 세상의 참 주인이며 멋진 사람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느 기관에서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을 조사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이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보통 사람이었다고 한다. 탁월한 성과를 내는 인재보다 묵묵하고 우직하게 진심으로 함께 서로를 격려하며 일했던 사람들을 떠올린 것이다.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소박하지만 꾸준한 나눔과 묵묵한 실천으로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것이 자신의 삶을 세우는 일이고, 그 일 속에서 의미와 행복을 찾는다고 한다. 묵묵하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는 번아웃(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이 아닌 평화가 찾아온다.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 작은일이든 큰일이든 그 곳에서 그 일을 사랑하며 최선을 다하면 마음의 안정과 함께 기쁨과 감사라는 큰 수확을 얻게 될 것이다.

묵묵히 땀 흘려 일하는 이들이 대한민국의 희망찬 밝은 내일을 여는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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