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채(시인)
청초한 코스모스들
가을바람에 흔들릴 때
그 바람이 곁에 와 있듯
내가 흔들리고 있을 때는
그대가 내 가슴에 와 있기 때문입니다.
강변에 바람꽃이 일고
가을비가 오면
온 몸에 열꽃이 피어
애수(哀愁)의 그리움을 앓습니다.
고추잠자리의 가녀린 날개가
마음을 아프게 하고
허수아비의 야윈 가슴까지도
만추(晩秋)의 설움이 되어
허전함으로 가득합니다.
그래도 내겐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수확의 계절, 들판 가득한 풍성함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