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안(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

 
 

우리나라 자동차 제조업체인 현대차는 최근 40톤 트럭과 트레일러를 일정구간에서 자율 운행하는 데에 성공했다(헤럴드경제, 2018년 8월 22일).

이 자율 주행차량은 카메라, 레이더 등이 부착된 장치를 장착하고 40km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환경에 정해진 구간을 성공적으로 달렸다.

자율주행 차량의 도입은 화물차와 트랙터를 운전해 왔던 기사에게는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 드론, 무인 차량과 무인 선박, 하늘을 나르는 1-3인용 드론(차량), 인공지능, 기계화와 자동화, 로봇화 등 신기술 도입으로 도처에서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봉착해 있다.

우리나라는 이외에도 노동 집약적 산업인 조선업과 섬유산업, 신발산업 등에서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아사아 국가들로부터 도전을 받거나 추월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일하게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반도체 등 분야에서는 공장 자동화 등으로 예전과 같이 대규모의 노동 투입을 기대하기 어렵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과 소수 부유층에 집중되는 특혜적인 위수탁 계약, 급여, 배당금, 기타 소득, 강연료 등 기타소득은 돈의 흐름을 왜곡하고 국민대중들이 자신들의 기술, 노동력, 농작물 등 산출물을 공정하게 팔거나 거래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한다.

유통과 소매업을 둘러 싼 시장에서 대기업의 진출은 골목상인들의 목을 더 죄여오는 한 축으로 작용한다. 예로, 동네 빵집의 경우 대기업의 상표를 단 바로 인접한 빵집에 의해 매출 축소와 경영 어려움으로 문을 닫고 있다.

로봇화와 부의 왜곡에 따른 파장과 효과를 명확하게 보기 위하여 3명 만이 존재하는 사회와 경제를 가정해보자.

가 아무개가 기계화와 자동화로 이득을 보고 경제에 공급되는 상품을 독점적으로 판매할 경우, 가 아무개는 재산을 나 사람과 다 사람에 비해 지나치게 많게 보유할 것이다. 나 사람과 다 사람은 이전보다 기계화와 자동화로 이전보다 적은 시간을 일 하게 되며, 절대적 혹은 상대적 소득 감소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소비를 줄일 것이다.

이에 따라 가 아무개가 판매할 수 있는 시장규모가 축소되며, 연속적으로 고용 감소와 부의 왜곡이 더 진행된다.

오늘 날 농촌과 어촌은 또 다른 근본적 변화를 겪고 있다. 그것은 인구감소와 함께 고령화와 마을 공동체의 점차적 붕괴이다.

산업화와 정보화의 진행에 따라 많은 가족들이 일자리와 좋은 생활환경을 찾아 고향을 떠났다.

남겨진 부모님들이 점차 고령화가 되어, 대를 이어 농사와 어업에 종사할 후계자가 줄어들게 되었다.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농촌과 어촌으로 오면 고령화와 농촌 등 활력제고에 최적의 해법이 되겠지만, 젊은 층은 높은 수준의 교육과 문화를 기대하고 있어, 이들이 외떨어진 농촌과 어촌에 정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제 눈을 장년층에 돌려 보자. 대기업에 종사할 경우, 50대 전후에 임원 승진과 퇴사라는 갈림길에 서게 된다. 50대에서 60대의 경우, 도시에서 일자리가 부족하고 좋은 일자리를 찾기란 더욱 어렵다. 이들을 농촌과 어촌에 새로운 일꾼으로 반길 수 있는 법제도 도입이 아쉽다.

이들은 자식들이 장성한 경우가 많아, 교육에 대한 수요도 지나치지 않다. 이들은 적절하게 정보화 흐름에 적응하며 살고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50대 전후에서 60대까지 도시 고학력 층을 농촌과 도시에 정착하는 경제 모델과 법제도를 기대해 본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주역이었던 이들에게 기본 소득을 정부에서 보조하고 농촌과 어촌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맡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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