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치한 만나도 신속 대처 안돼
통신사들은 투자가치 없다만 반복

▲ 쉼터를 지나 정상 방향 위쪽 100여m에 있는 표지판 쪽에서도 휴대전화 통화가 되지 않았다.
▲ 쉼터를 지나 정상 방향 위쪽 100여m에 있는 표지판 쪽에서도 휴대전화 통화가 되지 않았다.

해남군민들이 즐겨찾는 금강산에 이동통신 기지국이 설치되지 않아 휴대전화 통화가 되지 않으면서 위험하거나 위급한 상황 때 신속하게 대처할 방법이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곳은 금강산 산책로 주차장에서 쉼터를 거쳐 정상까지 가는 전체 3km 구간 가운데 초입 길목에서 800여m를 제외한 위쪽 나머지 2km 구간으로 이 구간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지난 17일 해남신문과 해남방송 취재진이 문제의 구간을 방문한 결과 기종에 상관없이 3개 통신사 모두 통신사 수신안테나가 서서히 사라지고 이어서 '서비스 안됨'이나 '통화가능 지역을 벗어났습니다'라는 문구가 뜨며 휴대폰 사용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또 일부 구간에서 간혹 신호가 가는 경우도 있지만 상대방 음성이 들리지 않아 통화 자체가 불가능했고 112와 119 등 긴급전화마저도 불통됐다.

문제는 이곳이 노인과 여성들이 운동을 위해 새벽과 야간에도 즐겨찾지만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다보니 행여 크게 다쳤거나 치안을 만나는 등 위급한 상황에서 신속한 대처가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응급 환자가 발생할 경우 급박한 상황에서 구조요청 자체가 힘들고 일행이 있더라도 휴대전화가 터지는 곳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환자의 생사를 결정 지을 수 있는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는 상황이다.

주성숙(60) 씨는 "혼자 산책이나 등산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다보니 불안하기도 하고 다른 곳에서 오는 전화도 확인할 수 없어 많이 불편한 상황이다"며 "수년 전부터 이같은 문제가 계속되고 있지만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70대 어르신은 "그나마 쉼터까지는 사람이 많이 다녀 조금 낫지만 쉼터에서 계곡길을 따라 정상으로 가는 곳은 돌도 많고 길까지 험해 여기서 다치면 휴대전화가 안되니 큰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에 아예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3개 통신사 고객센터에 이같은 문제점을 알렸지만 답변은 황당하기만 했다. A 통신사 관계자는 "산의 경우 국립공원이 1순위, 도립공원이 2순위, 전국 100대 명산이 3순위로 금강산은 순위에 들지 않아 기지국이 설치돼 있지 않고 당분간 설치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B 통신사 관계자는 기지국이 있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발뺌했다가 취재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시켜주자 "기지국이 없는 것이 맞다"고 말을 바꿨다.

비싼 휴대전화 요금은 꼬박꼬박 챙겨가면서 서비스가 되지 않는 부분은 나몰라라 하고 있는 셈이다. 민간기업의 문제지만 군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겨야 하는 상황에서 해남군이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해남군이 공문 등을 보내 통신 3사에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하고 필요하다면 통신 3사가 개별적 설치가 아닌 공용화 기지국을 설치하는 방안도 협의하도록 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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