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암 연관성 못 찾아
라돈 기준치 4.9배 초과

▲ 박동욱 교수가 혈액암 발생한 관련한 환경보완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박동욱 교수가 혈액암 발생한 관련한 환경보완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해남에서 혈액암을 비롯한 혈액관련 질병 환자가 잇따라 발생한 것과 관련해 원인 규명을 위한 환경보완조사가 이뤄진 가운데 중간조사결과 혈액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환경적 요인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남동초등학교 일부 시설에서 라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것으로 확인돼 긴급조치가 이뤄졌다.

라돈은 폐암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로 일부 학계에서 혈액암 발생 요인으로 논란이 되고 있지만 현재 세계보건기구 등에서는 혈액암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해남군과 보건복지부 의뢰를 받아 보완조사를 진행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환경보건학과 박동욱 교수 팀은 지난 10일 해남 꿈누리센터에서 관계자와 사례자 가족, 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간보고회를 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03년부터 2017년까지 혈액암을 비롯해 혈액관련 질환으로 진단받은 9명의 사례자 가운데 조사에 동의한 2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13일부터 석달여동안 이들의 가정환경과 가족력 등 유전적 요인은 물론 사례자가 다녔던 4개 학교에 대해 혈액암과 관련한 11가지 환경위험 요인과 논란 요인(벤젠, 이온화방사사선, 전자파, 라돈 등)을 조사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조사결과 사례자 2명의 개인적, 유전적 요인과 주거환경에서 혈액암을 발생시킬 만한 요인은 발견하지 못했고, 학교환경 조사에서도 대부분의 위험요인이 정상 범위임이 확인됐다.

그러나 해남동초등학교에 대한 환경조사에서 혈액암 발생과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본관동 1층 일부 시설에서 라돈이 기준치를 최고 5배 가까이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층 위클래스(상담실)는 기준치를 4.9배, 1층 행정실은 3.2배, 소프트웨어실은 1.8배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후관동과 별관 1층 교실은 물론 전 건물의 2층과 3층은 기준치 이하로 나타났고 해남서초와 해남중, 해남고에서도 라돈이 기준치 이하로 검출됐다.

이에 따라 전라남도교육청과 해남동초는 문제가 된 곳에 최근 5000만원을 들여 기계식 환기 장치 등 라돈 저감 시설 설치를 완료한 데 이어 이들 시설의 바닥도 나무 등이 아닌 강화바닥으로 바꾸기로 했다.

박동욱 교수는 "이번에 발표된 라돈 농도는 특정일에 24시간동안 각 학교에서 일부 표본 시설을 대상으로 측정한 값이고 동초에서 일부 기준치가 넘은 것이 발견돼 더 많은 조사가 이뤄졌을 뿐 전체 시설에 대해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한계가 있다"며 "즉각적인 조치를 했지만 전체 시설과 다른 학교들을 대상으로 추가적으로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10여년 정도 지속적으로 노출돼야 문제가 있는 것이어서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지만 학교를 대상으로 라돈 농도에 대해 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이번 조사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조사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과는 최종 용역 발표일이 오는 31일임을 감안하면 최종 결과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9명 가운데 2명에 대해서만 조사가 이뤄졌고 라돈에 대한 보다 정밀한 조사가 필요한데다 설명회에 학부모는 거의 없고 교육당국과 행정당국 위주로 참여해 적잖은 한계점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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