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선(해남군건강가정다문화지원센터 센터장)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라는 속담처럼 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아주 많다. 그 만큼 '말의 힘'이라는 것은 사람의 인생을 크게 좌우한다고 볼 수 있겠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도 갈수록 말의 힘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강연과 교육이 홍수처럼 범람하고, 말하기가 개인의 능력과 경쟁력으로 평가되며, 말 잘하는 사람을 매력있는 사람으로 간주되는 풍토가 확산되고 있다. 현대의 시대적 현상이며, 대중매체를 통한 토크 프로그램은 사회 속에 많은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어느 강사가 강의 중에 "배우자를 선택할 때 언어 자산도 보세요?" 라고 질문하였는데 모두가 놀라는 표정이었다. 인성, 능력, 영향력, 외모 등도 중요하지만 어떤 언어를 쓰는 사람인지, 어떤 언어의 유산을 받았는지, 언어의 자산은 얼마인지도 봐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사람들은 돈에 맞춰 살아가듯이, 언어도 언어 자산에 맞춰 살아간다고 한다. 사람을 무안하게 만드는 말, 무시하는 말 대신 거절해도 기분 좋은 말, 상대를 세워주는 말, 상대가 힘이 되는 말 등 이처럼 언어는 그 사람의 인격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주위에는 말을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 희망을 주는 말, 상대방을 살리는 말, 다시 일어서게 하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설령 그것이 다소 어눌하고 능변가는 아닐지라도 상대방을 향한 진심과 일에 대한 열정, 변화를 위한 간절함에서 우러나는 말이라면 그 말은 분명 힘이 되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기초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가족 간에도 말로 인해 가장 상처를 받는다고 한다. 청소년기 자녀들은 부모님과 대화를 싫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를 '부모님과는 말이 안 통한다'라고들 한다. 혹시 아이들에게 필요한 말은 이해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며 자녀의 말에 귀기울여주어야 하는 것인데, 훌륭하게 자라라고 하는 말들이 자녀에게 혼내는 말, 상처 되는 말은 아니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부부간의 '대화의 중요성'은 더욱 중요하다. 부부 갈등은 가족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기둥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부부간 대화의 핵심은 상대방에게 나의 입장만 주장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전달하기에만 애쓰는 것이 아니라 포커스를 상대의 입장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이해하는 것으로 바꿔야 한다.

"내가 당신을 지금 이 상황에서 더 잘 이해하려면 뭘 더 알아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내가 당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해 줄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말해 주면 안될까요?" 이렇게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도 곱지 않을까. 가끔 "몇 년을 같이 살았는데 꼭 말을 해야 아나?"라는 사람도 있지만 "말을 꼭 해야 아는 것입니다"라고 이야기 한다. 부부 관계를 살릴 수 있는 존중과 배려의 대화가 많아졌으면 한다.

사회복지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많은 가정들을 보면서 바라는 것들이 있다.

먼저 경어, 존대어, 존댓말이 많았으면 한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사회였으면 한다. 분쟁 중의 부부에게 존대어 미션을 주었더니 다툼이 사라졌다고 한다. 가족에서 조직 사회에 이르기까지 존칭과 경어를 사용하면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둘째는 우리 세상에 욕이 사라졌으면 한다. 표현의 자유, 자기 개성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모욕·비하·비방·무시·나쁜 말이나 욕이 사라졌으면 한다. 말은 자신에게 돌아온다고 한다.

셋째는 좋은 말, 아름다운 용어를 많이 사용했으면 한다. 희망의 말·감사의 말·사랑의 말·사람을 살리는 말들이 많았으면 한다. 땅끝에서부터 시작하여 온 세상에 아름다운 말들로 가득 차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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