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노인이 6년 간 키워와
노인이 감당하기 힘든 크기
지난달 23일 마산면 A 학교 인근에서 학생들과 산책을 나온 50대 교사 B 씨가 인근에 거주하는 90대 노인이 키우던 대형견에 물려 입원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B 씨는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과 함께 학교 주변을 산책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매번 산책하는 구간이었고 이전에는 아무런 사고도 발생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평소와 다름없이 산책길에 나선 B 씨가 90대 노인 C 씨의 집 인근을 지날 때 갑작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C 씨가 6년간 길러온 대형견이 집에서 뛰쳐나와 B 씨를 공격한 것이다.
이 대형견은 C 씨의 집 바로 옆에 위치한 가건물 내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쇠사슬에 연결된 목줄로 매여져 있었으나 연결 부위가 풀리면서 밖으로 뛰쳐나왔다. 대형견이 생활했던 곳은 C 씨의 집 정문에서 보더라도 쉽게 보이지 않는 곳이다.
키가 152cm인 B 씨는 대형견에게 두 차례 어깨를 물린 후에도 목을 공격당해 바닥으로 쓰러졌다. 함께 산책 나온 학생들은 B 씨가 개에 물리는 모습을 목격했고 심한 트라우마에 휩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 D 씨는 "아이들이 비명소리도 듣고 B 씨가 개에 물린 모습이나 피를 흘린 모습을 목격해 굉장히 무서워하고 있다"며 "개가 일어선 모습이 B 씨보다 훨씬 크다고 말할 정도인데 이런 대형견을 시골 어르신들이 감당할 수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B 씨는 어깨와 목을 물린 뒤 광주에 위치한 병원으로 이송돼 50여바늘을 꿰맨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후 대형견은 소방서와 경찰서에서 출동해 주인 C 씨의 동의를 얻고 사살했으며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나이가 많은 C 씨가 대형견을 기르게 된 것은 자식들이 적적하게 보내지 말라며 강아지를 선물한 것이 계기였다. 당시에는 작은 강아지였기에 큰 대형견이 될 줄은 몰랐다고 한다. C 씨는 사고에 대해 안타깝고 미안하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집을 지키기 위해서이거나 평생을 함께할 반려동물로서 개를 기르는 사례 중에서는 신체적으로 개를 제압하기 힘든 노인들도 많기 때문에 각별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피해자 가족 E 씨는 "90대 어르신이 개를 말리려고 했지만 흥분 상태인 개를 막을 힘이 없다. 만일 더 연약한 학생들이 개에 물렸다면 끔찍한 일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안전관리와 주의를 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