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 고향, 목수일 해와
옥천농협 봉황벼 계약재배

▲ 101세에도 농사를 짓는 장근영 어르신이 지난달 28일 수확을 앞둔 자신의 논에서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 101세에도 농사를 짓는 장근영 어르신이 지난달 28일 수확을 앞둔 자신의 논에서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옥천면 향촌마을 장근영 어르신은 올해로 101세다. 어르신의 연세를 묻자 건강보험증에 적힌 생년월일 '1918년 3월 22일' 이라는 기록을 보여준다.

장 어르신의 고향은 황해도 송하군 증해면이다. 고향에서 아들딸도 두고 한옥을 짓는 목수일을 해왔는데 6.25 한국전쟁 때 가족들과 함께 남쪽으로 내려왔다가 해남에 정착하게 됐다.

장 어르신은 해남에 내려와서도 한옥을 지었다. 현재 살고 있는 집도 직접 지은 것인데, 북에서 살던 집의 모습과 4평 크기 차이만 날 뿐 똑같이 지었다고 한다. 87세까지 목수일을 하면서 제자들도 배출했고 해남군내에 570여채의 집을 직접 지었다며, 그 공으로 공로패와 감사패를 받은 것이 자랑거리 중 하나다.

목수일과 함께 꾸준히 해왔던 것은 농사다. 해남으로 내려온 뒤 슬하에 10남매를 키워야 해 두 가지 일을 병행했다고 한다. 소작농으로 농사를 짓다가 차근차근 본인의 논을 늘려나갔다. 지금은 일부 논은 팔고 4500평은 임대를 줬으며, 집 바로 앞에 위치한 1800평은 직접 농사를 짓는다.

80대 까지만 해도 직접 콤바인 등 농기계를 몰았지만, 지금은 혹시 모를 사고와 노화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 하지만 매일 논을 들러 논에 이상은 없는지 살피고 잡초를 뽑을 정도로 정성을 들인다.

그래서인지 장 어르신의 농사는 깔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 어르신은 옥천농협 고품질 브랜드쌀인 한눈에 반한쌀의 원료곡 봉황벼를 초창기부터 계약재배 해오고 있다. 평균 900평에서 40kg 45가마를 수확하는데 장 어르신은 각각 47가마와 48가마를 수확했으며 올해 특등 나락을 수확했다고 한다.

옥천농협 OK라이스센터 박훈 과장대리는 "장 어르신이 오랜 기간 옥천농협과 계약재배를 해오셨는데 늘 깔끔하고 정성껏 농사를 지으신다"며 "단백질함유량 조사 등 품질테스트를 진행해보니 봉황벼 중에서도 품질이 가장 우수한 특등 나락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장 어르신은 논농사 이외에도 가족들이 먹을 채소를 기른다며 1000여평의 텃밭을 가꾼다. 전동차를 타고 제법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지만 힘든 내색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텃밭에 향한다. 또한 고추와 마늘, 콩을 직접 심고 수확할 정도로 연세에 비해 기력이 좋은 편이다. 가족들은 장 어르신이 쉬셨으면 하는 마음을 늘 내비치지만 장 어르신은 건강이 되는 한 계속 농사를 짓고 싶다고 밝혔다.

장 어르신은 "놀면 뭐하겠어요. 움직일 수 있을 때 농사짓지. 내년에도 농사를 지어볼 계획은 세우고 있어요. 이 나이에 이렇게 농사 짓는 것도 농협과 주민들이 많이 도와주고 신경써주어서 가능하지요"라며 "내 직계 자손들이 다 모이면 70명이 넘어요. 애들이 잘 살아주는게 제일 즐겁지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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