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 고향, 목수일 해와
옥천농협 봉황벼 계약재배
옥천면 향촌마을 장근영 어르신은 올해로 101세다. 어르신의 연세를 묻자 건강보험증에 적힌 생년월일 '1918년 3월 22일' 이라는 기록을 보여준다.
장 어르신의 고향은 황해도 송하군 증해면이다. 고향에서 아들딸도 두고 한옥을 짓는 목수일을 해왔는데 6.25 한국전쟁 때 가족들과 함께 남쪽으로 내려왔다가 해남에 정착하게 됐다.
장 어르신은 해남에 내려와서도 한옥을 지었다. 현재 살고 있는 집도 직접 지은 것인데, 북에서 살던 집의 모습과 4평 크기 차이만 날 뿐 똑같이 지었다고 한다. 87세까지 목수일을 하면서 제자들도 배출했고 해남군내에 570여채의 집을 직접 지었다며, 그 공으로 공로패와 감사패를 받은 것이 자랑거리 중 하나다.
목수일과 함께 꾸준히 해왔던 것은 농사다. 해남으로 내려온 뒤 슬하에 10남매를 키워야 해 두 가지 일을 병행했다고 한다. 소작농으로 농사를 짓다가 차근차근 본인의 논을 늘려나갔다. 지금은 일부 논은 팔고 4500평은 임대를 줬으며, 집 바로 앞에 위치한 1800평은 직접 농사를 짓는다.
80대 까지만 해도 직접 콤바인 등 농기계를 몰았지만, 지금은 혹시 모를 사고와 노화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 하지만 매일 논을 들러 논에 이상은 없는지 살피고 잡초를 뽑을 정도로 정성을 들인다.
그래서인지 장 어르신의 농사는 깔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 어르신은 옥천농협 고품질 브랜드쌀인 한눈에 반한쌀의 원료곡 봉황벼를 초창기부터 계약재배 해오고 있다. 평균 900평에서 40kg 45가마를 수확하는데 장 어르신은 각각 47가마와 48가마를 수확했으며 올해 특등 나락을 수확했다고 한다.
옥천농협 OK라이스센터 박훈 과장대리는 "장 어르신이 오랜 기간 옥천농협과 계약재배를 해오셨는데 늘 깔끔하고 정성껏 농사를 지으신다"며 "단백질함유량 조사 등 품질테스트를 진행해보니 봉황벼 중에서도 품질이 가장 우수한 특등 나락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장 어르신은 논농사 이외에도 가족들이 먹을 채소를 기른다며 1000여평의 텃밭을 가꾼다. 전동차를 타고 제법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지만 힘든 내색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텃밭에 향한다. 또한 고추와 마늘, 콩을 직접 심고 수확할 정도로 연세에 비해 기력이 좋은 편이다. 가족들은 장 어르신이 쉬셨으면 하는 마음을 늘 내비치지만 장 어르신은 건강이 되는 한 계속 농사를 짓고 싶다고 밝혔다.
장 어르신은 "놀면 뭐하겠어요. 움직일 수 있을 때 농사짓지. 내년에도 농사를 지어볼 계획은 세우고 있어요. 이 나이에 이렇게 농사 짓는 것도 농협과 주민들이 많이 도와주고 신경써주어서 가능하지요"라며 "내 직계 자손들이 다 모이면 70명이 넘어요. 애들이 잘 살아주는게 제일 즐겁지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