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공동취재> 도시양극화 문제해소를 위한 공동체회복
1. '살고 싶은 해남 만들기' 주민이 주도해야 지속 가능양극화 농촌은 도시로, 면은 읍으로
인구감소 계속 장래인구추계도 줄어
노영수 기자  |  5536@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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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22  11: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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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소득·교육·문화 등의 격차 문제는 경제적, 사회적 영역뿐만 아니라 공간적 영역에서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해남과 같은 농촌마을은 양극화로 인해 갈수록 인구는 감소하고 고령화는 심각하다. 때문에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어 떠나는 이웃을 붙잡고 새로운 삶을 꿈꾸는 이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번 공동기획취재에서는 도시 양극화 문제 해소를 위한 방안 중 하나인 공동체 형성과 관련된 국내외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 면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정주여건이 좋은 읍으로 들어오면서 면은 갈수록 인구가 감소하며 상가의 경기가 침체되고 있다. 특히 해남군 인구가 대도시를 비롯해 인근 혁신도로로 빠져나가면서 읍 일부 지역은 저녁 시간 유동인구가 줄어들어 공동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 싣는순서 |

1. 도시 쏠림, 읍 쏠림 암울해지는 농촌마을
2. 관계로 맺어지는 공동체 활력 불어넣어
3. 주민 자치 강화 내가 사는 마을 내가 디자인
4. 지역공동체 자주성 기반으로 되살아난 마을
5. 내가 사는 마을 나에게 필요한 마을로
6. 잘 가꿔진 공동체 삶의 질을 높인다

# A 씨는 가족들과 함께 나주시로 이사를 갔다. 자녀의 교육 문제, 교통의 발달로 나주에서 해남까지 가까워진 거리, 해남의 높은 집값, 문화혜택 등 다양한 요인들이 모여 수십년간 살아온 고향을 떠나는 선택을 한 것이다.

# 황산면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던 B 씨는 해남읍으로 이사왔다. 해가 지면 문을 여는 가게가 없어 어두컴컴하게 변하는 시골 보다는 상대적으로 여건이 나은 읍에서의 생활을 선택한 것이다.

해남의 인구는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다보니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요인도 있지만 교육·일자리·결혼·문화생활 등을 이유로 더 나은 여건에 있는 도시를 향해 떠나는 인구유출이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무안군으로 전라남도청이 이전해 와 남악신도시가 형성되고, 나주시에 한전과 농어촌공사 등 공기업들이 들어선 빛가람 혁신도시가 생기면서 해남군을 비롯한 인근 자치단체의 인구까지 빨아들이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자녀의 교육을 위해 해남을 떠나는 젊은층이 매년 수백명에 달하다보니 고령화는 더욱 가속화 돼 지난 6월 말 기준 해남군의 65세 이상 고령비율이 30%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해남군의 지난 6월말 기준 주민등록인구수는 7만2743명이다. 한때 전남지역 군단위 중 가장 많은 인구를 자랑했었지만 현재는 무안군에 뒤쳐진지 오래다. 앞으로 거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장래인구추계에서도 해남군은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 반면 무안과 담양, 장흥 등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라남도가 지난 2017년 12월 발표한 시군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해남군 인구는 2015년 6만9478명, 2020년 6만6668명, 2025년 6만5795명, 2030년 6만5437명, 2035년 6만5191명으로 계속해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무안군은 2015년 8만674명에서 2035년 8만3430명으로 3.4%(2756명)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나주시는 8만8843명에서 37.4%(3만3186명) 증가한 12만2029명으로 전남도내에서 인구 증가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해남군의 인구가 수도권이나 대도시를 비롯해 인근 나주시 등으로까지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면지역은 더욱 어려운 실정에 놓여있다. 아이울음소리가 1년에 한 번도 들리지 않는 마을도 있는 등 인구의 자연감소에 더해 갈수록 '읍 쏠림' 현상까지 두드러지고 있다.

면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읍지역의 문화·복지·의료·교육 등의 여건이 좋다보니 농사는 시골에서 짓지만 의식주는 읍에서 해결하는 '출퇴근 농민'이 증가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해남읍내 학교는 진학생이 많아 여전히 읍으로의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반면 면지역 학교는 폐교의 위기에까지 놓여 있다. 지난 7월 기준 해남읍 초등학교 학생수는 1679명인데 비해 면지역 초등학교 학생수는 959명으로 2배여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주여건과 소득 등으로 읍으로 쏠리는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이 지속된다면 농촌의 작은 시골마을은 조만간 사라질 위기에까지 놓여있다. 올해 면지역에 있는 초등학교 3곳이 학생이 없어 휴교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으며 이 같은 현상은 또 다시 읍으로의 이주를 유도해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마을이 점차 피폐해져가다 보니 태양광이나 각종 시설들이 마을내 들어서려고 할 때 이를 기회로 땅을 팔고 떠나려는 주민들도 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 간 마찰까지 빈번해 예전 옆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 알고 지내던 시골마을이 서로 등을 돌리고 살아가는 마을도 있어 마을공동체마저 무너지고 있다.

주민들이 내가 살던 곳을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내가 사는 이곳이 '괜찮다', '좋다'는 생각을 갖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해남군, 특히 면지역의 여건상 의료·문화·교육 등이 읍·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웃들과의 관계 속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이후 생활에 불편한 점들은 주민들 간에 서로 이야기 나누며 하나씩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

   
 

해남군 뿐만 아니라 전국 자치단체들은 양극화 등에 의해 무너진 마을공동체 회복에 사활을 걸고 마을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자치단체가 주도하는 것이 아닌 주민이 직접 마을에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을 한다.

서울시 역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해 마을사업을 지원해주고 있다. 센터가 마을공동체 사업을 지원하는데 있어 가장 우선하는 것은 '이웃 간의 관계망' 형성이다.

◀ 도시양극화 해소 방안으로 마을공동체 회복을 지원하는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이웃과의 관계가 떠나지 않는 이유로
공동체 되살리기 전국 자치단체 사활

마을종합지원센터 김종호 대외협력관은 "농촌마을은 아직 이웃 간 유대가 좋지만 대도시는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자식들이 서울에 살고 있어 부모를 모시고 오려고 해도 부모님들은 평생을 함께 살아온 이웃과의 관계 때문에 오지 않는다"며 "공동체 회복을 위해서는 어떤 사업을 하는가도 중요하지만 나는 누군가의 이웃이라는 관계망을 통해 주민 간 신뢰를 쌓아 가도록 하는 것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핵심은 주민들이 직접 내가 사는 마을에 필요한 사업을 발굴해 내고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모여 마을 정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이를 자치단체에 건의하거나 공모사업을 신청해 스스로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지원을 통해 활동하고 있는 마을공동체는 주민모임 2795개, 단체 714개 등 3509개에 달한다. 주민모임 회원수는 23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주민들이 모여 다양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커뮤니티공간은 찾동(찾아가는 동주민센터)활력소 12개소, 마을활력소 3개소, 우리마을공간 100개소, 마을예술창작소 40개소, 마을기업 95개소다.

센터가 지난 2016년 마을공동체 사업에 참여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행복감에 83.6%가, 만족감에 78.6%가, 공동체성에 81.4%가, 지속가능성에 81.6%가, 필요성에 89.3%, 정주성에 84.7%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마을공동체 지원을 통해 만들어진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경제조직은 마을내에 필요한 요소들을 제공하며 이를 통한 일자리를 늘리는 등의 효과를 비롯해 공동주택 등의 사업을 통해 정주여건도 개선해 나가고 있다.

 

| 인터뷰 | 김종호(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대외협력관)

"주민들의 능동적 참여가 필요하다"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는 서울시로부터 위탁을 받은 사단법인 마을이 운영하고 있으며 마을공동체 사업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마을공동체가 서울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각 자치구에 있는 중간지원조직(자치구 마을지원센터, 자치구 마을생태계 지원단)과 협력해 시민들을 지원한다.

- 서울시 마을 지원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마을공동체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비영리시민단체가 필요하고 비영리시민단체를 만드는데 수십, 수백명의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공동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사람을 모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주민들이 보다 쉽게 서울시의 공동체사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주민 3인 이상만 모이면 사업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서울시와 두달여간 의견차이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체계는 주민들의 접근성과 편리성을 높여 무언가 해보고자 하는 욕구를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또한 자치단체 회계 구조가 1년 단위로 돼있다 보니 주민들이 사업을 신청하고 사업실행 여부가 결정되고 사업에 대한 결산을 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 실제 사업을 하는 기간이 짧았다. 때문에 지금은 언제든 사업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마을사업을 할 때 가장 중점을 둬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웃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느냐다. 나만 옳다는 생각은 갈등만을 발생시킨다. 특히 지속가능한 사업을 위해서는 사람을 발굴하고 키워야 한다. 핵심활동가가 구심점을 만들어주고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람은 누가나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 능동적인 주민들이 많아져야 마을을 가꾸는 사업이 지속가능하다. 정부는 마을 만들기 관련 법을 만들고 자치단체는 조례를 만들어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 마을공동체 사업추진 시에 염두에 둘 점은.

전국적으로 마을을 지원하는 중간조직이 많이 생기고 있으며 우수사례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작정 이 사례를 각자의 지역에 접목시켜서는 안 된다. 마을별로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마을에 적합한 방식을 주민들이 함께 논의해야 한다. 특히 어떤 사업을 실시할지를 결정할 때 조금 늦더라도 공론의 장을 마련해 많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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