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기(계곡면 향우)

 
 

이승과 저승의 갈림길에서
어떤 어머니는 서둘러 저승길 가십니다.
중병으로 누워계신 어미 앞에서
책임 미루는 자식들 부담 덜어주려는
어머니의 마지막 사랑입니다.

여기
이승의 끈 놓지 않으려 안간 힘 쓰시는
한 어머니가 있습니다.
자식들에게 효도의 시간
조금 더 주고픈 어머니
마지막 사랑의 힘으로 저승길 미루십니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몸을 부린 후
3년을 더 사셨습니다.
"엄마 돌아가시면 나 정말 많이 울 거 같아"
가물거리는 의식으로
아들의 독백 들으신 어머니.

이승의 끈 붙들고 저승길 미루시니
항암치료로 빠진 머리 다시 나고
얼굴 화색 돌아옵니다.
길어야 삼개월이라던 담당 의사도
놀라는 기적이지요.

"그만하면 됐다. 내 아들아!"
어머니 스르르 숨길을 놓습니다.
마지막 짚불 사그라집니다.

엄마,
자식 없는 세상으로 편히 가시오.
어머니의 운명(殞命) 앞에 선
아들의 마지막 인사입니다.

어머니 입관을 지키는 아들
어머니 얼굴 만지며 하직 인사드립니다.
엄마,
다음 생에서도 엄마 자식으로 태어날게.

- 2018년 8월 30일 운명(殞命)하신 고인의 명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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