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소통의 장, 우깨
개인을 넘어 '우리'가 되다

▲ 우깨는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함께 나누며 정서적 고립감을 해소시키고 있다. 또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 우깨는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함께 나누며 정서적 고립감을 해소시키고 있다. 또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 싣는 순서|

1. 청춘이 빛나는 공간, 동네줌인
2. 꿈을 포기하지 않는 청년들, 꿈틀
3. 폐가에서 지역명소로, 방랑싸롱
4. 청년들의 소통의 장, 우깨
5. 평범한 청춘의 평범하지 않은 행보, 청춘연구소
6. 불편하지만 청년들의 도전 빛난 너멍굴영화제
7. 해남의 청년 문화 어떤 걸 준비해야하나

전주에는 전북지역 청년들의 고민을 지역에서 풀어보고 청년들의 교류에 도움을 주고자 활동하고 있는 '우깨'가 있다. 우깨는 청년문화기획사를 표방하며 청년의 시선으로 문화를 기획하고 청년들이 소통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우깨는 지난 2014년에 만들어져 활동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취업이라는 같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에 열중하기만 하는 청년들과 소통하며 우깨의 활동은 시작됐다.

우깨를 이끌어가고 있는 원민(32) 대표도 다른 청년들과 다름없는 생활을 해왔다. 대학시절에는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서 취업준비에 매달렸었다. 중문과를 다녔던 원 대표는 취업을 목표로 공부에 매진했고 교환학생으로 중국에서 생활하며 중국어와 영어 등의 실력도 키웠다.

지난 2012년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교에 복학하고 각종 국제 행사에서 2000시간 동안 통역 봉사도 했다. 통역 봉사를 하면서 서울의 유명한 대학과 지방 대학의 차별을 느꼈다. 유명한 대학 학생들은 중요 내빈들의 통역을 맡지만 지방대학 학생들은 그러지 못했다. 그렇기에 더욱더 스펙 쌓기에 열중했다. 취업반에 접어들고 인턴 생활도 했지만 정규직 전환은 어려웠고 막상 회사에서 하는 일은 취업을 준비하며 꿈꿨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원 대표는 졸업 후에 A 대학교의 평생교육원에서 교직원으로 근무했다. 당시에 대학가의 이슈는 부실대학 평가였다. 부실대학 평가 기준이 취업률을 기초로 하고 있어 학생들을 어떻게든 취업시켜야만 했다. 학생들이 원하지 않는 일자리로 내몰리는 모습을 봐왔다. 자신의 적성과는 맞지 않는 일을 하며 힘들어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지난날이 겹쳐졌다.

대학시절에는 취업준비에 타인들과 어울릴 시간을 줄여가며 학업에 매진하고 취업 이후를 꿈꿨지만 취업을 하고 나면 현장에서 느껴지는 괴리감은 너무 컸다. 많은 청년들이 느꼈을 이 같은 고민들을 나누고자 SNS에 '우리가 깨달은 것들(우깨)'을 만들었다. 우리가 깨달은 것들에는 청년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고민들이 이야기됐고 고민을 갖고 있는 청년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원 대표가 우깨를 만들면서 염두에 두었던 것은 수익적인 문제였다. 청년들이 모이는 행사를 열고 진행하는 것은 좋지만 우깨 직원들이 사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해야했다.

원 대표는 "회사를 설립 할 때부터 나도 그렇고 직원들이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참가비를 받아 자체적으로 운영해오다 설립 2년차부턴 수익이 없으면 지속될 수 없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우깨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기업과 관공서에서 지원해 주기도 하고 자신들의 행사 기획과 진행 등을 맡겨 각종 문화 기획을 통한 수익적 구조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은 우깨를 운영하고 청년 대상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반으로 삼고 있다.

우깨는 전주 영화의 거리 부근 구도심에 자리 잡고 있다. 우깨 사무실은 누구나 들러 책을 읽고 쉬었다 갈 수 있는 무인서점 '두권책방'이 함께 있다. 두권책방은 쉼터이면서 모두가 공유하는 휴게 공간이다. 스터디룸이나 강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대관료를 받았고 사용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전주시가 대관료를 지원해주고 있어 무료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우깨는 그동안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서 청년들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없애기 캠프, 생산적 또라이 파티, 한옥마을 과거시험, 착한 클래스 등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없애기 캠프는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청년들이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서로 소통하는 자리였다.

원 대표는 "없애기 캠프의 참여 동기 중에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왔다는 청년이 있었다"며 "현재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사람과 직접 만나기보다는 스마트폰이나 메신져 등으로 이야기하면서 정서적으로는 고립감을 느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청년들이 모이는 생산적 또라이 파티를 만들었다. 사회가 정해놓은 매뉴얼에서 벗어나 자신의 신념을 밀어붙이며 다양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이 모여 어울리는 행사를 개최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청년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왜 그러한 일을 하고 있는지 공유하며 교류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

우깨는 이외에도 각종 프로젝트를 통해서 청년들이 모일 수 있고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고 문화기획, 교육 등으로 청년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활동도 펼쳐나가고 있다. 앞으로는 청년들이 모여 청년층의 문제를 넘어 지역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시간을 통해 지역과 함께 청년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 나갈 계획이다.

 

| 인터뷰 | 원민(우깨 대표)

"자신의 문제 넘어 지역문제도 고민해야"

 
 

원 대표는 스펙만 쌓던 자신의 대학시절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청년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방안을 찾기 위해 우깨를 만들었다. 앞으로는 청년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닌 청년들이 지역문제에 관심을 갖고 문제해결을 위해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 많은 청년정책이 시행되고 있는데 바뀌어야할 점이 있다면.

현재의 청년정책을 살펴보면 청년의 성장에는 맞춰지지 않고 있다. 정책적인 내용이 틀에 맞춰져있어 진입장벽이 높아 실질적으로 청년들의 진입장벽은 높기만 하다. 어떤 것을 하면 돈을 주겠다고 틀을 짜놓고 높은 자격요건이 있어 청년들이 원하는 바를 펼치기 힘들어 개선이 필요하다.

- 청년들은 어떠한 자세로 지역사회를 대해야 하는지.

청년은 사회와 주변의 큰 기대를 짊어지고 있다.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해야 하는 것의 조율이 필요하다.

자신 외의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그 접점을 찾아 나가는 법을 익혀야한다. 청년들이 모였다고 청년문제만 다루기보다는 지역사회의 모든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나누면서 자신도 지역을 구성하는 일부라는 것을 인지해야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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