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어오면서 반갑지 않은 손님의 방문이 걱정이다. 한번 찾아오면 가금류 농장에 큰 피해를 가져오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방문이다. 다행히 해남은 지난겨울에 고병원성 AI의 발생이 없었지만 AI는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불청객이다.

지난 2016년 AI 최초 발생지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던 해남은 지난해 군과 축산농가 등이 힘을 합쳐 AI 발생을 막아냈다. 철새도래지에 날아온 철새들도 그 마음을 아는지 사체에서 AI가 발견돼도 다행히 저병원성을 띄었다. 지난 겨울철에는 특히나 방역대책이 강화됐었다. AI 발생 시즌에 열리게 될 평창동계올림픽을 대비해 특별방역대책 기간인 10월부터 위기경보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에 준하는 방역대책이 추진됐다.

군은 10월부터 5월까지 AI 방역대책본부와 상황실을 운영하고 거점 통제초소 및 소독시설 등도 설치했다. 농가에서는 차단 방역과 농장 출입 최소화 등에 힘쓰고 일부 농가는 휴지기에 들어갔다.

또 지난 1월부터는 이동 방역초소와 농가초소를 24시간 운영하며 농장 간의 수평 이동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인근 지역에서는 AI가 발생했지만 해남은 아무 피해 없이 무사히 지나갔다.

AI가 발생하면 해당 농가의 가금류는 꼭 살처분되고 인근 농가는 예방적 살처분이라는 명목으로 살처분한다. 특히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5724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살처분에 대한 찬반은 있지만 치료법이 없는 상황에서 이렇다 할 다른 선택지가 없다.

애써 기른 가금류를 모두 살처분해야 하는 농가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 살처분에 대한 보상은 나오지만 농가의 수입에도 영향을 끼친다. AI는 비단 가금류 농장에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AI 이야기가 나오면 닭이나 오리를 판매하는 식당 등도 큰 타격을 입는다.

최근 몇 년 동안 AI로 인해 해남의 몇 없는 축제들이 취소를 거듭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해맞이 축제, 매화 축제도 취소됐다. 사람들이 운집하는 행사는 AI 전파가 두려워 개최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잇따른 축제 취소로 관광객이 오지 않아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군은 중앙정부와 전남도의 방역대책에 따라 자체적인 방역대책을 세우고 지난해 추진했던 방안도 유지하며 같이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특별방역대책 기간에는 농가를 비롯해 방역대책을 추진하는 공무원들의 피로도가 커진다. 4개월 만에 특별방역대책 기간이 다시 돌아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I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주의를 기울여 구제역에 이어 AI도 발생하지 않는 청정 해남의 이미지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