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모집 손쉽게 사용 가능해야
내년 시행 앞두고 준비될지 우려도

 
 

해남군이 전국 최초로 내년부터 전체 농가를 대상으로 농민수당 지급에 나설 계획을 밝힌 가운데 민선 7기 공약의 하나인 지역상품권 발행 공약도 이에 발맞춰 나가야 하는 실정이다. 농민수당이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기반으로 지급되는 것이지만 막대한 군비가 소요되고 특정 직업군에만 지급되는 정책이다보니 지역내 반발을 줄이기 위해서는 농가에 지급되는 농민수당이 반드시 지역내에만 소비돼 농민수당 지급에 따른 효과를 지역경제가 함께 거둬야 하는 것.

특히 지역상품권은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화폐로 이 화폐를 지역내 순환시킴으로써 경제적 안정과 활성화를 꾀함과 동시에 주민들 간의 소통과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관계가 맺어지는 효과도 있어 지산지소 운동과 지역공동체 회복의 측면에서 접근해 나갈 필요가 있다.

해남군은 내년부터 농업경영체에 등록한 자로서, 지원대상자로 등록하는 연도의 직전 1년 이상 해남군내 주소를 두고 실경작하는 농업인(개인)을 대상으로 연 60만원의 농민수당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원금은 지역상품권으로 100% 지급해 지역상가 등에서 사용하게 함으로써 지역내 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농민수당 지급에 들여가는 군비는 연간 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내년부터 매년 90억원이 지역에 풀린다.

해남군은 지역상품권 발행을 위해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듣는 등 타당성 검토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타 자치단체의 운영실태를 살펴본 후 지역상품권 발행과 운용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가맹점을 모집하고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등 농민수당 발행과 속도를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역상품권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행정적 절차뿐만 아니라 지역상품권을 다양한 곳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가맹점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음식점뿐만 아니라 이·미용실, 서점, 주유소, 제조업 등 다양한 곳에서, 해남읍 뿐만 아니라 13개 면지역에서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실제 거래가 활발히 이뤄져야 농민수당을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농민수당 지급에 대해 다른 취약계층과의 형평성 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만큼 농민수당 지급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가 관건이 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 많은 지역에서 지산지소와 지역공동체 회복의 한 수단으로 지역화폐(지역상품권)을 사용하는 운동을 벌였지만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다양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지역화폐 사용이 외면 받고 거래까지 줄어드는 곳도 있었다. 하지만 긍정적인 효과로 지역상품권은 전국적으로 확산 추세에 있다.

지역상품권 대상 가맹점에 영세 소상공인들만 해당시킬지, 타지역에 주소를 두고 해남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상인들까지 해당시킬지 등에 대해서도 주민들의 합의가 필요하다. 또한 사용기간을 둘 것인지, 얼마 단위로 발행할지, 사용하고 남은 잔액을 얼마까지 현금으로 지급할지 등 꼼꼼한 준비가 필요시 되고 있다.

농민수당의 지역상품권 지급 효과에 따라 해남군내 관광지 입장료와 연계한 지역상품권 발행으로까지의 확대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 충남 서천군의 경우 입장료 2000원을 내며 서천군 어디서나 사용가능한 2000원 상당의 지역상품권으로 돌려줘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가 연계될 수 있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역상품권은 지역 내에서만 통용되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거래인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해남의 공동체 회복 운동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정책이 필요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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