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를 무대로 귀족, 국가 고위관료, 은행관계자를 가장해 막대한 자금이체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그 수수료로 금전을 요구해 가로채는 국제사기의 일종이 나이지리아 편지이다. 사기죄를 처벌하는 나이지리아 형법 419조로부터 일명 '419편지'로도 불린다.

예전에는 우편이나 팩스로 이루어졌지만 최근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이메일이나 SNS를 통해서 방법이 교묘하고 다양해지면서 무작위적으로 확산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현대인들의 경제적 곤란함이나 고립되어 외로움에 노출된 감정상태를 이용한 사기행태로 SNS상에서 사업가나 군장성 등을 사칭한 외국인 남성에게서 사업을 같이 하자거나, 결혼 등을 약속하면서 돈을 빌려달라는 요구에 송금하는 사기피해를 당하는 피해자는 주로 50대 이상 중년여성이 많지만 부끄러워 신고조차 못하는 남성피해자들도 그 수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해외에서 범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범인을 특정하기 어렵고 국가간 공조수사도 우회IP를 사용하기 때문에 쉽지않다. 특히 사기수법중 주로 인터넷상에서 도용한 사진이나 프로필을 사용해 여성이나 남성들에게 친구신청을 하거나 쪽지를 보내 접근한 후 결혼이나 교제를 빙자해서 돈을 갈취하는 감정사기를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이라고 한다.

상식적으로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무슨 이유로 생면부지 사람이 자신에게 반하여 사귀고 결혼하겠다고 하겠는가, 왜 하필이면 자신에게 많은 재산이 있다고 하면서 도움을 요청하고 거액을 주겠다고 하겠는가에 대해 합리적인 의문을 가져야 함에도 오히려 자신이 가진것 뿐만 아니라 빚까지 내서 거기에 말려들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기꾼들은 먼저 작은 부탁을 한 다음에 나중에는 더 큰 것을 요구하는 '문간에 발들여놓기(Foot-in-the-Door)'라는 테크닉을 적용한다.

미국 심리학자 프리드맨과 프래이저는 실험(1966)을 통해 사람들은 작은 요구에 동의하게 되면 큰 부탁도 들어주게 되는 심리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실증했다. 150명 주부에게 2시간에 걸쳐서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가정용품의 분류조사를 위해 5~6명의 연구팀이 자택을 방문해서 조사할 것이라는 취지를 설명한다. 실험결과는 이전에 어떤 브랜드 비누를 선호하는가에 대한 간단한 질문에 전화로 응답했던 그룹과 한 번도 접촉하지 않은 그룹으로 나누어 접근했을 때 한 번도 접촉하지 않은 그룹은 1/5만이 동의한 것에 비해 한번 전화를 받았던 그룹은 절반이상이 분류조사에 동의했다.

사람들은 친철을 베품으로써 자신이 관대한 인간임을 증명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고 사람들이 설득되어지는 상황에서 사람들을 약하게 하는 요소는 '자신의 좋은 이미지를 지키고 싶다는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이 '가치있는 인간'으로 느껴지는 경우에는 쉽게 요구에 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도움을 요청하는 나이지리아 편지는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적 특성에 기반해서 사이버 공간상에서 더욱 진화해 확산될 것이다. 개인정보 노출과 접근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겠지만 가상공간 보다는 지역, 마을에서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삶에 충실하는 것도 예방을 위한 하나의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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