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싣는 순서 | 

1_ 유바리의 우울한 현실
2_ 재정파탄의 최대 피해자는 시민
3_ 유바리 날개없는 추락 원인
4_ 관광은 하드웨어가 아닌 스토리텔링
5_ 지역의료와 복지 - 유바리모델의 진실
6_ 지역에 희망은 있는가 - 지역재생의 길
7_ 유바리의 교훈과 우리의 과제

파산한 유바리의 현실은 외견상으로는 암담해 보였다. 줄어드는 인구와 늘어나는 고령층, 널려있는 빈집과 문 닫은 상가들, 부족한 생활편의시설과 불편한 대중교통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산적해 있었다.

유바리시는 파산 이후 지난 10년간 빚갚기에 모든 노력을 쏟아 왔지만 이제는 유바리의 미래를 생각하는 차원에서 마을만들기 일환으로도시기능을 집약시키는 '컴팩트시티(Compact City)' 구상을 적극 추진 중에 있다.

시미즈사와(淸水澤)지구는 향후 유바리 중심지역으로 예정되어 있다. 지역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지역주민과 방문객의 교류거점, 그리고 지역재생을 위한 근거지로서 역할이 기대된다.

시미즈사와(淸水澤) 프로젝트는 지역주민들이 도외시하는 수려한 자원이나 풍부한 산업유산을 외부와 교류를 통해 그 가치를 인식하고 자긍심과 자부심을 키워 지역의 가능성을 확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단법인 라플라스는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단순히 공부나 규칙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면 좋을지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등 돌봄서비스를 통해 장애인의 사회통합과 함께 장애아동 돌봄부담을 경감시키고 있다.

'사람이 희망이다'라는 말처럼 악조건 속에서도 "하면 할수록 지역문제가 보인다.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면 어둠 속에도 희망이 있고 길이 있다"고 말하며 지역사회를 위해 활동하는 젊은 사람들과 시민단체 활동이 있어서 지역재생을 위한 희망의 싹이 보였다. 시민단체 두 곳의 활동을 소개한다.

▲ 폐교된 초등학교에 13개 시민단체가 입주하여 지역복지와 마을만들기 거점으로 사용하고 있다.
▲ 폐교된 초등학교에 13개 시민단체가 입주하여 지역복지와 마을만들기 거점으로 사용하고 있다.
▲ 라플라스공방 작업장.
▲ 라플라스공방 작업장.

 

주민들 필요를 최우선시, 활동거점은 지역 전체

- 사단법인 라플라스

사단법인 라플라스는 프랑스어로 '광장'  'la place'에서 따온 것으로 특정한 거점(장소)이 아니라 지역 그 자체를 광장으로 생각하고 활동영역을 넓혀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폐교된 초등학교를 이용해 활동하고 있는 라플라스에는 아동, 장애인복지 및 마을 만들기, 지역재생 관련 단체들이 입주해 활동하고 있다. 공생형(共生型)농장과 카페·유바리 지역사 연구소·유바리 재생 시민회의·아트리에와 공방 등 13개 단체가 둥지를 틀고 지역사회를 위한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었다. 장애인 취업지원활동과 점심 도시락을 만들어 고령노인들 집으로 배달하면서 안부도 함께 살피고 정보를 관련기관과 공유하는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유바리는 교통이 불편하여 쇼핑이 어렵기 때문에 인스턴트 식품에 의존하는 노인들이 많아 영양균형을 고려한 도시락을 배달함으로써 건강증진에 기여해 장애인들도 자신의 역할을 실감하면서 일한다고 했다.

 

| 유바리에서 만난 사람들 | 스가와라 모토요(라플라스 공방)

 
 

라플라스공방은 봉제품을 생산하는 공방으로 아동용 의복이나 지역홍보용 T셔츠를 만들고 있었다. 내년에 폐선되는 철도노선과 유바리역을 홍보하는 문구나 과거 유바리가 석탄 주산지였던 점에서 석탄을 상징하는 블랙다이아몬드와 관광 새로운 지역살리기 활동을 표상하는 레드다이아몬드를 형상화해 직접 디자인하고 만들어 휴일이나 주말에는 유바리역 관광안내소에서 관광객들에게 직접 판매한다.

길을 물어보다 알게 된 그녀는 홋카이도에 관광이 아닌 4일간 유바리만을 목적으로 찾아온 사람에게 "지역사람으로서 무언가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솟아오른다"며 방문지 사전교섭도 해주는 등 친절을 베풀어 주었다. "유바리는 태어나고 자란 고향으로 어려운 조건이지만 즐겁고 재미있게 살아가려 노력한다"며 미소지었다.

 

▲ 퇴역한 증기기관차를 시민들이 힘을 합해 보존하는 활동.
▲ 퇴역한 증기기관차를 시민들이 힘을 합해 보존하는 활동.
▲ 폐선을 앞둔 기차역에서 추억의 사진전.
▲ 폐선을 앞둔 기차역에서 추억의 사진전.

 

지역 자연·산업유산 가치 재발견, 탄광주택 네트워크 거점으로

- 시미즈사와 커뮤니티게이트

1972년 탄광 광부사택으로 지어진 2층 건물로 복층 4가구가 입주하는 15평 규모 연립주택중 2016년 철거위기에 몰린 단지 주택 중 한 동을 보존하여 교류거점으로 삼은 것이 '시미즈사와 커뮤니티게이트'다.

4가구를 개수하여 각호마다 각각의 역할을 담당한다. 1호실은 지역주민의 휴게공간, 2호실은 유바리에 체재하면서 활동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 3호실은 유바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 4호실은 관광정보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시미즈사와 프로젝트는 각기 용도가 다른 4개 공간에 모인 사람들과 접점을 만들고 교류를 통해 과거 탄광이 있었던 거리의 참모습과 매력을 살려나가는 것이 목적이다. 일본내 사용했던 갱도를 유일하게 실제로 견학할 수 있는 석탄박물관·근대화 시기 철도·발전시설·탄광유산의 가치를 알기 쉽게 전하고 자긍심을 키워가며 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외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과 함께 지역을 걷고 살펴보는 것을 지향한다.

 

| 유바리에서 만난 사람들 | 사토 마나미(시미즈사와역 프로젝트 대표)

 
 

1897년에 철도가 개통된 시미즈사와역은 상업기능과 교육시설이 집적된 지역이다. 그녀는 보존 탄광주택에 사단법인 시미즈사와역 프로젝트 사무실을 차리고 활동하고 있다. 탄광주택을 활용한 교류거점센터로 개인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유바리의 탄광유적이나 지역사정에 대해서 안내하는 일도 겸하고 있다.

내년 4월 폐선이 되어 기능을 잃게 되는 시미즈사와역의 추억을 되살리는 사진전이나 이야기를 모아서 역에 전시하고 퇴역한 증기기관차와 객차를 보존하는 시민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아직까지 인지도가 그리 높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확대 되어갈 것이다. 유바리의 입구로 지역내외 사람들의 기댈 곳이 되고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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