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 어린이집 대상 교육
아이 확인 장치 설치 예정

▲ 해남읍 예닮어린이집이 지난 6월 통학차량에 비상벨을 설치해 아이들이 비상벨을 누르는 방법에 대해 배우고 있다.
▲ 해남읍 예닮어린이집이 지난 6월 통학차량에 비상벨을 설치해 아이들이 비상벨을 누르는 방법에 대해 배우고 있다.

전국적으로 어린이집 통학차량을 이용하던 아이가 방치돼 숨지는 비극적인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해남에서도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물론 올해 안에 '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를 설치하기 위한 수요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해남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어린이집은 지난 14일 기준 총 24개소이다. 24개소 모두 최소 차량 1대씩을 운행하고 많게는 야외학습 시 사용할 차량까지 최대 3대를 운행하는 곳도 있어 통학차량으로 등록된 차량은 12인승 20대, 15인승 이상 19대로 모두 39대가 운행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4일 모든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Sleeping Child Check)'를 올해 말까지 도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안심 등하원 서비스' 제공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는 통학 차량 뒷자리에 버튼을 설치하고 운전기사가 이 버튼을 눌러야만 시동을 끌 수 있는 장치로, 아이들이 모두 내렸는지 확인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해남군은 군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진행 중이며 지난달 25일에는 어린이집 원장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과 통학차량 안전교육, 폭염대비 영유아 보호 관련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또한 이미 비상벨을 설치한 어린이집도 있다. 해남읍 예닮어린이집(원장 김진아)은 지난 6월 신규 통학차량을 구입하면서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비상벨을 설치했다. 이 비상벨은 통학차량에 아이가 갇혔을 경우 내부에 설치된 비상벨을 누르면 '도와주세요 차 안에 아이가 있어요' 라는 경고 문구가 반복적으로 울린다. 경고문구는 차량을 열고 다시 시동을 걸어야만 멈추게끔 되어 있다. 이와 함께 아이들에게 안전밸트를 푸는 방법, 비상벨과 클락션을 누르는 방법 등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어린이집 통학차량 사고에 대해 확인 장치나 비상벨을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동승 교사가 동행하는 현행법을 지켰음에도 사고가 발생한 것은 제대로 된 확인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학부모 A 씨는 "차량 운행기사나 동승 교사가 조금만 더 신경을 써줬다면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그 점이 너무 아쉽다"며 "제 아이가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은 등원 후 주차된 통학차량의 차문을 아예 열어놓는다. 해남지역에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통학차량 운행이 법적으로 의무사항이 아닌데다 아이가 아닌 부모를 위한 서비스라며, 어린이집에서 자체적으로 차량을 운행하지 않는 방식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6세 미만의 어린 아이들이 통학차량으로 등하원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아이 돌봄을 바라보는 사회 근본적인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B 어린이집 원장은 "외국이나 도시의 일부 어린이집은 통학차량을 운행하지 않고 학부모가 직접 등하원을 하는 경우도 많다"며 "통학차량 운행에만 최소 2000여만원의 운영비가 필요하다. 차량운행을 하지 않게 되면 이 운영비를 아이들 교육에 더 투자할 수 있어 보육 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해남군의 경우 지역 특성상 통학차량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해남군은 운행비 등으로 160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차량보험료도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어린이집에서 자체적으로 차량을 소유해 운행하고 이를 지원하는 방식보다는 지자체나 교육지원청에서 소유·관리하는 통학차량과 검증된 운전기사를 지원하는 방식이 사고를 줄이는 데에 더 효율적인 대안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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