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주일(북일중앙교회 목사)

 
 

인간의 풍요와 편리의 삶을 위해서 만들어진 각종 쓰레기, 지구촌을 강타하는 유례없는 자연의 공습(?)-지진·해일·태풍·홍수·폭염·가뭄·폭설 등,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벌이는 총성 없는 전쟁은 인류의 미래,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인간의 미래는 희망적인가? 인류의 생존은 가능한가? 그 해답은 무엇인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아프리카 부족에 대해서 연구 중이던 어느 인류학자가 한 부족 아이들을 모아 놓고 게임 하나를 제안했습니다. 나무 옆에 아프리카에서는 보기 드문 싱싱하고 달콤한 딸기가 가득한 바구니를 놓고 먼저 바구니까지 뛰어간 어린이에게 과일을 모두 다 주겠노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인류학자의 예상과는 달리 그 어린이들은 마치 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이 서로의 손을 잡은 체 함께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린이들은 과일 바구니에 다다르자 모두 함께 둘러앉아서 입안 가득히 과일을 베어 물고서 키득거리며 재미나게 나누어 먹었습니다. 인류학자는 "누구든지 1등으로 간 사람에게 모든 과일을 다 주려고 했는데 왜 손을 잡고 같이 달렸느냐?"라고 묻자 어린이들의 입에서는 "우분투(UBUNTU)" 라는 단어가 합창하듯이 쏟아져 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 어린이는 "나머지 다른 아이들이 다 슬픈데 어떻게 나만 기분 좋을 수가 있는 거죠?"라고 물었답니다. "우분투(UBUNTU)"는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로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2014년 한 초등학교 운동회 달리기에서 늘 꼴찌를 하는 친구를 위해 같은 반 친구들이 함께 손을 잡고 달리기를 하여 모두가 일등으로 결승선에 들어가는 감동적인 모습을 영상으로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 꼴찌로 달렸던 학생은 친구들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다른 아이들이 다 슬픈데 어떻게 나만 기분 좋을 수가 있는 거죠?" 라고 반문하는 아프리카 어린이와 달리기 경주에서 늘 꼴찌를 하던 친구의 손을 잡고 5명의 어린이가 함께 결승선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감동을 넘어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이 시대에 하나의 해답이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지금보다 더 나은 생활, 더 나은 미래를 꿈꿉니다. 그러나 현실은 결코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황금만능, 부익부 빈익빈, 무한경쟁, 약육강식의 정글의 법칙이 세상의 법이 된 것 같은 현실에서 사람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분투(UBUNTU)!" "더불어, 함께"라면 어떻겠습니까? 이것이 이 시대의 문제, 인류의 미래를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에도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문화와 전통이 있습니다. 계·두레·향약·품앗이 등이 그것입니다. 한동네에 사는 사람들이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동네를 건강하게 만들고 유지하며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힘든 일을 함께하고 기쁨을 나누며 살았던 공동체 문화입니다. 이것들을 되살려 시대에 맞게 고쳐서 사용하면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희망의 미래로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신은 인간을 혼자 살게 하지 않았습니다. 더불어 살도록 했습니다. 사람의 재능이 제각각 다른 이유도 거기에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공동의 목표를 위하여 함께 하는 것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이 시대의 최고의 가치입니다.

어린이들에게 배우는 지혜, 모두가 함께했을 때 더 커지는 행복, 함께 살기 위해서 힘과 지혜를 모으는 건강한 세상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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