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자 없을 경우 장기 방치 우려
사유재산이라 군은 대책마련 못해

▲ 채권금융기관이 공매를 추진 중인 구교리 아파트 현장. 공사가 2년째 중단됐다.
▲ 채권금융기관이 공매를 추진 중인 구교리 아파트 현장. 공사가 2년째 중단됐다.

'당 현장은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여 유치권 점유 중입니다'

'본 건물은 채권금융기관의 담보이므로 기계·기구 등의 강제집행 대상이 될 수 없으며 멸실·훼손·무단 이동 시 형사고발 조치됩니다'

건설사의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돼 장기간 방치되며 도심속 흉물이 되고 있는 아파트 건설 현장에 최근 채권자들이 이같은 문구의 현수막과 안내문을 내걸고 유치권 행사와 공매 추진에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동초 후문 뒤쪽 성동리 마을회관 인근 아파트 공사 현장의 경우 2년 가까이 공사가 중단되면서 최근 레미콘 업체와 자재공급업체 그리고 인근 식당 등 6군데서 공사대금과 식비 등이 변제될 때까지 건물을 점유하는 유치권 행사에 들어갔다.

한 레미콘 회사는 1억3700만원을, 또다른 레미콘 회사는 5000만원의 공사금액을 받지 못했고 인근 식당의 경우 공사과정에서 인부 수십명의 식사 대금 3000만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근 마트에서 100만원을 받지 못해 건설사 관계자를 고발한 것을 비롯해 일부 자재공급업체와 인력사무소의 피해도 있는 것으로 전해져 유치권 행사에 이어 앞으로 소송 등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성아파트를 지나 팔각정으로 향하는 길목 옆 또다른 아파트 공사현장의 경우 최근 채권금융기관 2군데가 이 곳을 점유했다는 안내문과 함께 지난 5월부터 무인경비시스템과 펜스를 설치하고 경비원까지 고용해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

광주의 한 신협의 경우 10억원이 넘는 돈을 대출해 줬다가 회수가 되지 않은 상태인데 이들 채권금융기관은 조만간 이 부지와 건물에 대해 공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공사가 중단된 2곳 모두 광주에 있는 A 건설사가 시공을 맡았는데 후분양인데다 완공 전에 자금난이 터졌고 금융기관의 대출까지 막히면서 2년째 공사가 중단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채권자들의 피해도 피해지만 그동안 도심미관을 해치고 우범지대화 논란과 안전사고의 위험마저 제기돼 왔었다.

채권자들은 유치권 행사와 공매 등을 통해 다른 사업자가 이 곳을 사들여 계속 공사에 나서거나 아예 철거를 하고 다른 용도로 활용해 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매입자가 없을 경우 앞으로도 장기간 방치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다른 담보를 잡고 있는 채권자들은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추가 담보가 없는 채권자와 인근 상가들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처지에 놓여있다.

일부에서는 해남군이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부지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만큼 이들 공사 중단 현장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법률적인 문제는 물론 예산이나 사업성이 마땅치 않아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해남군 관계자는 "유치권과 소유권이 복잡하고 사유재산이어서 행정기관에서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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