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유통·정부 등 힘모아
위기극복할 해결책 찾아야

전복 가격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전복양식어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비촉진 등으로 가격이 소폭 상승했지만 6년 사이에 산지가격이 약 60%까지 떨어졌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 2012년 kg당 10미 기준 전복 산지가격은 6만7000원에서 6만8000원 사이었던 것에 반해 지난 4월 말에는 2만8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약 60%가 하락했다.

특히 지난 4월 사상 처음으로 2만 원대로 추락했으며 지난 5월에는 2만7433원, 6월에는 2만9200원에 거래됐다. 가격하락을 막고자 전복 최대 생산지인 완도를 중심으로 소비촉진을 위한 특판행사 등이 열려 6월 가격이 소폭 상승한 상황이다.

전복가격 하락은 과잉생산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전복양식 시설은 지속해서 확대됐다. 2008년 36만 칸에서 올해는 약 100만 칸으로 증가했고 생산량도 6000톤에서 1만6000톤으로 늘었다. 2010년 이후 전복 시설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신규 진입자보다 기존 양식어민들이 시설을 늘려나갔다. 생산자는 판매량이 곧 소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가격이 하락해도 많이 팔아서 메꾸면 된다는 생각으로 시설량을 늘리면서 전복 공급도 함께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과잉생산으로 인한 가격하락을 가져왔고 그 악순환은 지속되어왔다. 특히 완도의 불법양식시설물을 개선하기 위한 과정에서 3000평의 10%만 양식시설이 설치하던 것을 20%까지 늘리게 됐고 20%를 초과해 설치한 불법 시설물도 여전히 운영되고 있어 생산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복의 폐사율도 점차 낮아진 것도 생산량 증가에 영향을 줬다. 2014년의 경우 약 70% 가까이 폐사하던 것에서 지난해의 경우 50%로 줄었다. 양식어민들의 노력을 통해서 전복의 폐사가 줄어들었지만 생산량 증가로 가격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KMI 관계자에 따르면 "양식어민들이 물량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오르지는 않고 지금 수준에서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여름철 보양 음식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오를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전국 전복 생산량의 80% 가까이 생산하고 있는 완도의 양식어민들의 출하방식이 가격하락에 영향을 끼쳤다는 의견도 있다.

A 양식어민에 따르면 "해남의 경우 3년을 키워 출하하고 있는데 완도는 2년을 키워서 출하하면서 크기가 작은 전복이 대량으로 유통돼 가격이 교란되는 영향이 있다"며 "생산량이 많은 완도에서 생산주기가 짧아지니 더 많은 양이 쏟아져 나온다"고 말했다.

완도도 3년간 전복을 키워 출하했었지만 폐사율이 높아지면서 전복이 폐사되기 전에 판매하는 것이 일반화돼 2년생 전복이 주를 이루며 많은 출하량을 보이고 있다.

KMI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단기 대책과 중장기 대책을 제시했다. 단기적인 방법으로는 전복 가격 하락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수요 확대로 전복 소비 촉진 및 홍보, 공공기관과 대기업 대량 급식 납품 등이 있다. 중장기적인 대책으로는 폐사율이 높은 어가들의 생산성을 회복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시설량을 감축시켜야 한다. 또 어장 환경 모니터링 및 관리시스템 구축, 냉동 전복 유통 등으로 가격 급락을 막는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일각에서는 하락한 전복 가격을 다시 올리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어민들의 극복 의지를 하나로 모으고 유통구조를 단순화시켜 지금의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춰나가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국전복산업연합회장을 역임했었던 최영택 씨에 따르면 "작은 사이즈를 판매하지 않고 과잉생산을 줄여나가는 어민들의 노력과 더불어 생산자의 목소리가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단합이 필요하다"며 "어민들의 노력이 우선돼야 이후 정부나 외부의 도움을 정당히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전복의 경우 크기별로 18단계 이상으로 분류돼 유통되면서 가격 차이가 벌어져 이를 절반 이하로 줄인다면 양식어민들의 소득은 늘어날 것이다"며 "전복이 주로 사용되는 것은 탕에 국한되고 있어 전복을 활용한 각종 레시피를 개발해 보급하면 소비촉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락하고 있는 전복산업으로 양식어민들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과잉생산된 물량을 단시간에 처리하려는 방안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향후 미래를 내다보는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전복산업이 다시 활기를 띠기 위해서는 양식 어민은 물론 유통, 가공, 정부 등이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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