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유행어 중 '삼화대신(三和大神)'이라는 말이 있다. 삼화대신은 '하루 일하고 사흘은 논다' 라는 의미로 젊은 청년들이 하루 일용노동으로 번 돈으로 몇 일간은 온라인 게임이나 인터넷 도박을 하며 보내다 돈이 떨어지면 또 다시 하루 일용노동 일거리를 찾는 생활스타일에 젖어든 '꿈과 희망을 잃은 청년'들을 가르킨다. 이들은 대부분 청소도 제대로 되지 않은 저렴한 집단숙소나 PC방에서 최소생활비로 살아가고 경우에 따라서는 노숙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부모가 농민공으로 대도시로 돈벌러 나간 후 조부모에 의해 양육된 아동들로 대학이나 전문대학을 졸업 후 취업난으로 일자리를 찾지 못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중학교 졸업 후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나온 경우이다.

둘째, 부모세대와는 달리 힘든 육체노동을 기피한다. 학력이나 기술이 없기 때문에 전문직 취직은 어렵고 주로 전자부품 조립공장에서 일한다. 정직원으로 채용되는 길이 있다 하더라도 하루 일하고 당일 임금이 계산되는 일용직을 선호한다.

셋째,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은 자유롭게 사용하기 때문에 온라인 게임나 인터넷도박에 쉽게 빠져든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런 청년들을 대상으로 신분증을 사서 불법영업이나 회사를 차리는 사기꾼에 걸려 자기도 모르게 범죄에 노출되거나 신분증이 없어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더욱더 곤궁하고 위험한 처지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

중국 광동성의 선전(深圳)은 경제특구로 중국 경제발전을 상징하는 도시이다. 1인당 GNP가 중국내 1위이며 물가도 중국에서 가장 비싸다.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華爲)를 비롯한 홍하이(鴻海)전자, 요즘 드론으로 유명한 DJI, 미중간 무역분쟁의 타켓으로 등장한 ZTE 등의 본사와 생산거점이 있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로도 불리운다.

화려한 도심과는 달리 5~10Km 떨어진 도시북부 교외는 거대한 공장지대와 슬럼가가 펼쳐진다. 이지역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곳이 일용노동자들 고용을 중개하는 삼화인력시장(三和人力市場)이다. 거리에는 임시노동자, 실업자, 불법직업중개업자등이 넘쳐난다. 삼화대신이라는 용어는 이곳 지명에서 유래되었다.

우리나라의 고학력 청년실업과는 양상은 다르지만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잃고 방황하는 청년실업의 심각성은 중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청년실업문제가 경고단계를 넘어서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15세~29세 청년실업율은 10.5%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지금 청년들은 꿈과 근로의욕, 동기가 부족하고 3D업종은 기피한다"는 시각에서 한 발 벗어나 청년들의 역량과 도전정신을 믿고 기다려 주는 여유가 필요하다. 청년실업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 실적에 급급하는 단기적 처방보다는 청년세대를 경제적 요건과 문화적 다양성, 지역적 특성으로 층별(層別)하여 걸맞는 장기적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변화하는 청년세대의 가치관, 삶의 태도 등을 파악해서 장기적으로 꿈을 잃지 않고 자기역량을 배양하여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방안을 함께 힘을 모아 찾아 나가는 것이 기성세대가 해야 할 중요한 과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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