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혐오문제가 불거져 나온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 심각성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 사이트 워마드 회원의 성체 훼손과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 난민에 대한 혐오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10일 워마드에 천주교 미사에서 사용된 성체에 욕설을 적고 불로 태워 훼손한 사진이 게재돼 논란에 휩싸였다. 워마드는 극단적 여성주의사상을 주장하는 커뮤니티로 남성을 조롱하고 비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남성혐오 커뮤니티로 알려지고 있다.

훼손된 성체는 천주교에서 예수의 몸을 일컫는 것으로 이를 훼손했다는 것은 직접적으로 예수를 모욕했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게재된 글에는 천주교가 여성을 억압하고 인권을 침해하고 있어 인정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남성혐오가 종교적인 혐오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제주도에 들어와 난민 신청을 하고 있는 외국인에 대한 혐오도 인터넷 상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난민들의 수용을 막자는 국민청원이 올라가고 나아가 난민을 비롯한 외국인 노동자 등에 대한 혐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난민들로 인해 해외에서 발생한 각종 사고나 확인되지 않는 가자 뉴가 생산되면서 혐오를 조장하는 모습도 보인다.

한국사회는 각종 혐오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신과 다른 것은 혐오의 존재로 판단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남성과 여성, 노인과 아이 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서로를 배척하고 있다. 과거에도 이와 같은 일은 있었을 것이다. 최근 들어 혐오문제가 커지고 있는 것은 이기주위와 개인주의가 확산되면서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과의 유대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아닌지 의문이 든다.

인간이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동물이다. 서로 공생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살아가고 있다. 인터넷의 확산으로 개인의 생각을 표출하기 쉬워졌으며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의견을 나누기도 편해졌다. 혐오문제는 이 같은 과정에서 나오는 문제점 중에 하나라고 생각된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혐오문제가 이제는 오프라인까지 나오고 있다. 시위는 과격해지고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적대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자신들의 의견을 알리기 위해 갖는 시위가 남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이 아닌 또 다른 혐오를 만들어가고 있다. 혐오가 혐오를 낳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다름을 인정하기 보다 차별하거나 배척하는 행위는 그만두어야 한다.

자신과 다른 것을 무조건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와 의견을 나누고 협의해나가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다수가 소수를 억압하는 시대는 지났다. 소수의 의견도 충분히 받아들여진다고 생각된다. 비판이 아닌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인정하면서 타협을 통해 갈등없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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