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성기(해남군 전 기획홍보실장)

 
 

보람과 긍지로 가득했던 공직생활의 긴 마라톤을 끝내고 보니 어느덧 제 2의 인생 서막이 올랐다. 풋풋했던 40년전 스무살 청년시절, 그때처럼 사회의 초년생으로 다시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던 70년대는 우리나라 근대사를 장식한 새마을 운동으로 전국 방방곡곡이 들썩였다. 또 80년대는 민주화의 물결이 흘러넘쳤고, 90년대는 IMF라는 보도 듣도 못했던 고난을 이겨내야 했다. 밀레니엄 새천년의 21세기를 맞이하는 격랑의 시대까지 참으로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때로는 좌절했지만 결국 이겨내고, 또 도전하는 역사의 현장에서 공직자로서 생생히 함께해 오지 않았나 싶다.

"우리 해남도 잘 살아보자" 군민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공직의 자리에서 미력하나마 해남발전의 주춧돌을 놓아 보자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나름대로 열정을 불태웠다고 자부도 해본다. 물론 한편으로는 성과에 대한 아쉬움으로 후배 공직자들에게 과제만 남겨두고 떠난 것은 아닌가도 싶다. 특히 기획홍보실장으로 재직했던 마지막 1년6개월은 군수 공백과 권한대행 체제의 어려운 여건이 계속되던 시기였다. 군정에 누수가 없도록 마지막 투혼을 쏟아 부었지만 이 또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쉬울 따름이다.

해남을 흔히 전남의 웅군이라 부른다. 우리 모두 서남부권의 중심축 역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여러모로 인근 시군보다 뒤쳐지고 있다는 평가가 종종 나온다. 특히 관광분야는 불과 몇 년사이 정체돼 온 것이 밖으로 드러날 정도가 되고야 말았다. 굳이 예를 들지 않더라도 강진 가우도와 장흥의 정남진 토요시장, 완도 청산도 슬로시티 등 각 지역마다 요즘 관광객의 트렌드에 뒤지지 않는 관광상품 개발과 관광객 유치에 혈안이 되어 나서고 있다. 그런데 해남은 축제다운 축제 하나없이 우리군의 대표 브랜드인 땅끝은 올해 한국관광 100선에서도 탈락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누구를 탓하지 말고 이제라도 꿈틀대는 새로운 해남을 맞이하기 위해 모두가 나서야 할 때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민선 7기가 닻을 올리고 온 군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군정 목표로 선정된 빛나라 땅끝! 다시뛰는 해남! 은 이런 염원을 담은 구호가 아닌가 싶다.

한가지 바라건데 이제는 군민 모두가 하나되어 민선 7기의 출범을 지지하고 응원해 주었으면 한다. 산적해 있는 난제들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하리라 본다. 군민 모두가 하나되어 아낌없이 응원을 보내고, 잘못한 일에는 채찍을 가할 때 민선 7기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한번 뛰어 빛나는 해남, 빛나는 해남군민의 모습을 되찾아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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