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 28주년 특집 > 국회의원에게 듣는다 '묻혀버린 역사, 파헤쳐야 할 진실'
국가폭력에 의한 민간인 희생 사건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이창섭 기자  |  nonno@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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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5  15: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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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38주년과 6·25 68주년을 맞아 해남신문은 국가폭력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의 실태와 문제점, 그리고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증언을 기획시리즈로  보도하고 있다. 해남에서도 역사적 사건인 5·18은 물론 한국전쟁과 관련해 국가폭력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이 발생했지만 아직까지도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은 더디기만 하다. 이제 우리는 국가폭력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국회에서 관련 입법활동을 펼치고 있는 두명의 국회의원을 통해 알아본다.

 

"해남 5·18도 진상조사 반드시 필요"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

- 5·18특별법이 통과된지 4개월여가 지났지만 후속조치가 지지부진하다. 어떤 이유 때문인가.

지난 2월 말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특별법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앞으로 2년간 5·18 당시 민간인 학살사건, 헌정질서 파괴행위, 중대한 인권침해사건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진상규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진상조사위원회는 9월 출범을 앞두고 구성이 추진되고 있는데 국회의장 추천 1인과 여당 추천 4인, 야당 추천 4인(자유한국당 2인, 민주평화당·바른미래당 각 1인)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된다. 문재인 정부도 5·18 진상규명 문제를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는데 그러나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 문제에 대해 책임있게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당 추천 4인을 누구로 할지 정하지 못한 상태이며 5월 단체는 물론 야당과 상의도 없는 실정이다. 지방선거가 끝났기 때문에 민주당의 분발을 촉구해 본다. 현재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이 미진하다보니 시행령 제정도 더딘 상황이다. 

- 이와 관련해 5·18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5·18당시 계엄군에 의해 자행된 성범죄를 진상규명 범위에 포함하는 내용의 개정안이다. 5·18 특별법은 주요 조사대상을 사망, 상해, 실종, 암매장, 그 밖의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 성폭력 사건을 추가로 명시화한 것이다. 5월 당시 항쟁에 참가한 여성들이 계엄군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당사자들의 증언이 계속되고 있다.

특별법에는 또 진상조사위원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위원회에 참여하는 공무원 정수를 50명에서 세월호특조위 수준인 100명으로 늘릴 수 있도록 했다. 또 조사와 관련해 동행 명령에 응하지 않는 등 조사에 불응할 경우 과태료를 현행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고  압수 수색 영장 청구 요건도 완화시켜 조사위원회의 조사 권한을 강화했다.

그러나 개정문제로 또다시 논란이 빚어져서는 안되기 때문에 우선은 현행법에서 시작을 하고 보완하는 방식으로 추진해 진상조사위원회 출범 자체가 늦춰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 그동안 5·18 진상규명이 광주에만 치우쳐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해남에서도 당시 최소 7명이상 숨졌고 조준사격에 암매장도 있었다는 증언이 계속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5·18 당시 광주를 비롯해 화순과 목포, 해남, 나주 등에서도 항쟁이 있었지만 역사적으로 제대로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별법이 광주 문제를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해남을 비롯한 전남지역 항쟁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야 한다. 해남의 경우 당시 항쟁과 관련해 2명이 사망했다고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했기 때문에 조사의 근거가 마련돼 있다. 5월단체나 관련자들의 의혹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관련 증언을 모아서 조만간 만들어질 진상조사 신고센터에 자료를 제출하고 조사해 줄 것을 신청하기 바란다. 또 진상조사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직권조사 결정이 내려지면 이런 절차 없이 조사가 곧바로 진행된다.

특히 해남의 경우 향토사단에 의해 그같은 피해가 발생했다면 어떤 지휘계통을 밟아 시위대에 사격이 이뤄졌는지, 당시 군 지휘체계를 조사해 발포명령자를 밝혀내야 한다.
이같은 진실규명을 바탕으로 희생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명예회복과 보상, 추모사업도 이뤄져야 한다.    

- 인권교육이나 추모사업도 해남의 경우 전무하다시피 하다. 지자체장의 의지 문제 그리고 정부나 지역사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국가폭력에 의한 민간인 희생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계속 진실을 밝혀내고 기억해야 한다. 특히 당시 시민과 도민들의 투쟁이 고귀한 가치로 기억되기 위해 이를 추념하고 기억하고 정신을 가르치고 배우는 사업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5월단체와 지역 시민단체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지자체와 지방의회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선양사업을 주도해야 한다. 해남의 경우 당시 항쟁과 시위대의 희생이 지역의 자랑이 되고 자부심이 돼야 한다. 

 

"화해 없이는 앞으로 나갈 수 없어"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

- 과거사 정리법 개정안을 지난해 대표발의했는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으며 왜 이 법 개정이 필요한가.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참여정부 들어서 출범해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5년동안 활동을 했다.
그러나 신청기간이 1년으로 너무 짧아 신청을 받는지 잘 모르는 경우도 많았고 사실이 알려지면 자녀들이 불이익을 당할까봐 신고를 꺼리는 경우도 많아 당시 대상자의 90% 이상이 신고에 참여하지 않은 상태이며 진실규명결정을 받더라도 피해자들이 다시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등 실질적인 보상을 받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에 대표발의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종료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활동을 재개하도록 하면서 진실규명 신청기간을 2년으로 대폭 확대했고 피해사실이 확정되면 피해자들이 소송 등 별도 절차를 거치지 않고 보상과 피해회복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여야 여러 의원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하고 있는데 여야 합의는 물론 정부 대책도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어떤 걸림돌이 있는 건가.

과거사법은 현재 7개 개정안과 제정안이 발의돼 있다. 그러나 논의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진실규명의 범위에서부터 정당 별로 이견이 있어 지연되고 있다. 현재 여야 모두 과거사법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과거사법 개정에 명시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정당도 없지만 논의를 함에 있어 야당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마도 가해자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처벌을 하는 문제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과거사법은 가해 당사자를 찾아내는 것에 초첨이 맞춰져 있기 보다는 피해자 중심에서 생각하고 화해하기 위함이다.

제대로 된 진실규명과 피해자에 대한 배상과 보상을 통해 잘못된 과거사를 정리하고 미래지향적인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한 것이므로 하루빨리 처리가 됐으면 한다.

- 해남에서도 한국전쟁을 전후로 한 민간인 희생사건으로 최소 2500여명이 희생됐다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로부터 피해로 인정받거나 보상을 받은 경우는 10%도 되지 않고 유해발굴도 미진하다.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나.

해남을 비롯해 전국적인 상황이다. 무엇보다 과거사법 통과가 절실하다. 과거 진실화해위원회의 활동은 미진했고 일부 유족들이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소멸시효 등 문제로 실질적인 배상이 이뤄지지 못했다. 따라서 국가와 정치권이 나서 과거사 정리와 진실규명에 나서고 피해가 확정되면 바로 배상이 이뤄지는 식의 실질적인 배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법안이 만들어지면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지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가장 힘들어했던 부분은 국가의 자료 비공개였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사 해결에 대한 의지가 높기 때문에 앞으로 과거사정리위원회 활동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제주 4·3항쟁 70주년 추모사에서 민주주의와 평화의 길로 가는 길에 적어도 4·3문제는 해결하고 가야하며 그것이 공권력에 의한 피해자들에 대한 예의이며, 화해 없이는 앞으로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은 물론 올바른 역사 세우기와 인권교육 측면에서 지역사회와 시민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그리고 올바른 역사를 세우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아픈 기억을 되새겨야 한다. 기억하지 않은 역사는 쉽게 되풀이 될 수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청소년과 젊은 세대들을 향한 교육이다. 이 문제는 일부 학자와 민간인희생사건 유가족만의 몫이 아니라 국가와 지역사회, 시민 전체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이 있었던 해남은 그 자체로 역사 교육의 현장이다. 지역사회와 시민들의 관심과 연대가 필요하다. 특히 지자체와 지방의회의 의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인권교육과 추념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그리고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달랠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정책을 추진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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