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 환경 원인 파악 어려워

▲ 수확을 앞둔 무밭 전체에 꽃이 피어 농가가 시름에 잠겼다.
▲ 수확을 앞둔 무밭 전체에 꽃이 피어 농가가 시름에 잠겼다.

수확을 앞둔 무에서 꽃이 피는 추대현상이 발생하면서 농가는 종자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종자회사에서는 환경적인 요인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북평면 오산리에서 8000평의 밭에 관동여름무를 심은 A 농민은 6월초부터 무에서 꽃이 하나둘 피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밭 전체가 하얀 꽃으로 뒤덮여버려 팔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무에 꽃이 피면 영양분이 꽃으로 가면서 무는 질겨지고 제대로 크지 않게 돼 상품성이 떨어진다.

A 농민은 "캔에 든 관동무 종자를 사서 지난 4월 22일에 밭에 심었다"며 "6월 초부터 꽃대가 올라오면서 하나둘 끊었는데 다른 곳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올라와 손쓸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보다 20일가량 먼저 심은 곳은 꽃대가 올라오지 않고 있어 확인해보니 캔에 든 것은 채종지가 네덜란드이고 비닐포장에 든 것은 국내에서 채종돼 캔에 들어 있던 종자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8000평 중 7000평에서 전부 꽃이 폈고 나머지도 꽃이 필 것이 우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B 종자회사에서 판매하는 관동무의 종자는 같은 종자지만 채종지가 네덜란드와 국내로 각각 달랐다. A 농민은 무꽃은 네덜란드 산에서만 피었다며 종자의 판매 및 관리, 감독이 철저하지 못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농진청과 종자회사에서도 현장을 방문했지만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농진청은 현장조사를 마치고 추대현상의 원인에 대한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지만 원인파악에 난항을 겪고 있는 중이다. 추대현상이 냉해피해 등 이상저온으로 인해 발생하지만 A 농민보다 20일 전에 심은 무에서는 추대현상이 없어 이상저온 피해를 입었다고 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이지만 종자회사에서는 종자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종자회사에서는 "관동여름무의 정식작기가 아니고 판매처에서도 충분히 설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추대가 된 것은 환경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종자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종자 포장지에는 재배적기 및 유의사항 등에 파종은 6월 중순 이후에 하며 일찍 파종하면 추대할 염려가 있다고 적혀있고 종자는 파종시기·기후·토질·재배방법 등에 따라 그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책임을 질 수없다고 명시되어 있어 환경적인 문제인지 종자문제인지 원인분석 결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A 농민은 "추대현상이 왜 일어났는지 알아보면서 종자에 대한 관리가 허술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내가 어떤 종자를 얼마큼 샀는지에 대한 것도 판매처에 없고 추대현상을 무조건 환경 탓으로만 돌리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원인을 밝혀 다시는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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