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따뜻해지던 봄부터 거리와 들녘 등 주변을 둘러보면 주인 없이 돌아다니는 유기동물들이 많이 보인다. 그만큼 로드킬로 생을 마감한 동물들의 사체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야생동물에 대한 보호도 중요한 문제지만 기르다 버려지는 유기동물과 유기동물이 되어버리는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축산진흥사업소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72마리가 포획돼 보호소에 있었으며 이중 21마리가 입양됐거나 주인이 찾아갔다. 올해는 현재까지 46마리가 포획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발생건수가 더 많은 상황이다. 해남군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하는 유기견은 10일의 보호 기간 내에 주인을 찾거나 입양된다. 그러지 못한 유기견은 안락사 하게 돼 보호기간보다 5일가량 더 보호하는 편이라고 한다.

축산진흥사업소에서 포획해 보호하는 유기동물은 개에 한정되어 있다. 예민한 고양이는 경계심이 커서 잡기가 힘들다고 한다. 돌아다니는 모든 개를 포획하는 것은 아니고 주민의 신고를 받고 유기동물로 확인이 되면 포획작업이 시작된다. 시골에서는 개를 풀어놓고 키우는 곳도 많아 주인이 있는 개를 잡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반려동물로 사람과 함께 살고는 개와 고양이는 사람의 곁에서 마음에 위안을 주고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함께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개와 고양이의 평균수명은 15년가량이다. 사람보다 짧은 생을 살아가는 그들을 반려동물로 들이고 함께 사는 것은 그만큼의 결단이 필요하다.

유기동물은 사회적 문제로까지 불거지고 있다. 반려동물이 늘어나면서 버려지는 동물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버려진 반려동물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쓰레기봉투를 뒤지고 각종 병균에 그대로 노출되어있다.

이 같은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동물등록제를 운영하며 개를 소유한 사람은 의무적으로 반드시 동물등록을 하도록 하고 있다. 3개월령 이상의 개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해 잃어버렸을 경우 주인이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4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해남에서는 192건만이 등록돼 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개에 대한 등록·포획·보호 등은 이뤄지고 있지만 고양이에 대한 대책은 없어 아쉬움이 크다. 일부지역에서는 시범적으로 고양이도 동물등록제에 포함시켜 운영하고 길고양이의 개체수를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해 중성화수술을 시켜 포획한 장소에 풀어주는 TNR도 행해지고 있다.

'사지말고 입양하세요'라는 문구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반려동물이 돈을 주고받고 거래하는 물건이 아닌 오래도록 고민하고 결정해서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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