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도 이어져 주의 필요
영농부산물 처리 어려움 토로

▲ 논밭두렁에서 영농부산물을 소각할 시 병해충 방제 효과가 없고 화재로 번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되며, 영농부산물 처리를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 논밭두렁에서 영농부산물을 소각할 시 병해충 방제 효과가 없고 화재로 번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되며, 영농부산물 처리를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해남 곳곳에서 논밭두렁 소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소각 시 해충류 방제에 효과가 없고 화재로 이어질 우려가 커 농민들의 의식 전환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영농부산물 처리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해남소방서에 따르면 논밭두렁 소각이 원인이 되어 화재 피해가 발생한 경우는 올해 1월부터 5월 말까지 총 4건이 집계됐다. 특히 지난 2월 23일 낮 12시 30분께 발생한 화재는 지난해 논에서 추수하고 난 잔해들을 태우다가 화재로 번진 것으로, 주변 과실수 등을 태워 소방서 추산 15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곳곳에서 소각이 빈번하다 보니 군민들에게는 미세먼지 유발 원인으로서 또다른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해남군은 산불진화대 58명을 통해 농민들에게 논밭두렁 소각의 위험성을 알리는 계도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현장에서 언쟁이 발생하거나 해질녘 소각하고 귀가해버리면 계도활동도 어려워 난항을 겪고 있다.

논밭두렁을 소각하는 일부 농민들은 이 방법이 예부터 해충을 방제하고, 부산물을 태운 잔해가 거름이 되어 작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방법으로 사용돼왔기에 소각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농촌진흥청은 논·밭두렁 소각 시 애멸구, 벼물바구미, 끝동매미충 등 해충류는 11%가 방제되지만 거미, 톡톡히 등 농사에 도움을 주는 천적 곤충류는 89%가 죽는 것으로 조사돼 병해충 방제에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논·밭두렁과 쓰레기 소각이 봄철 산불 원인의 31%를 차지해 입산자 실화 38%에 이어 두 번째 주요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볏짚이나 보릿대, 마늘대, 고춧대 등 영농부산물도 폐기물관리법상 생활폐기물에 해당된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폐기물관리법 제8조 모든 폐기물은 지정된 장소 외에서의 소각이 금지된다는 내용에 따라 논밭두렁과 영농부산물을 함부로 소각해서는 안 된다. 특히 영농부산물이 한 번에 5톤 이상 배출될 경우 사업장폐기물에 해당돼 중간처리업체를 통해 처리되어야 한다.

또한 일부 농민들은 새로운 작물을 심기 위해서는 이전에 발생한 영농부산물 처리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를 개인이 모두 처리하기에는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해남읍 A 씨는 "곧 80살이 되고 건강도 좋지 않다. 혼자 밭 400평에 마늘을 심었는데 마늘대만 해도 상당히 나온다. 그동안 집 담벼락에 쌓아놨는데 퇴비로 사용하기도 어렵고 장소도 마땅치 않아 이번에는 소각했다"고 말했다.

타지역 일부 지자체에서는 각 읍면사무소에 영농부산물 처리를 요청할 시 현장에 파쇄기를 이동, 파쇄 후 잔재물을 퇴비로 활용하거나 진화차를 이용해 처리를 도와주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영농부산물 소각에는 농민들의 의식전환도 이루어져야 하지만 농군 해남에 맞는 새로운 대안과 교육, 계도활동이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