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공동체와 어울림의 가치 '교류의 장 생활문화장터'
1. 생활문화장터 '모실장'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2014년 2월부터 매달 셋째주 토요일
장흥 마실장에서 영감받아 기틀 논의
박수은 기자  |  pse@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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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5  11: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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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문화장터 모실장은 다양한 군민이 장꾼이자 소비자로 참여하며 소소한 삶의 가치와 어울림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간이다. 사진은 지난 3월 열린 해남 모실장 4주년 기념장을 가득 메운 군민들과 장꾼들.

전국적으로 문화 교류와 소통의 공간으로 생활문화장터가 활성화되고 있다. 해남에서도 자발적으로 모인 이들이 자신들의 힘만으로 생활문화장터 모실장의 문을 연지 4년째가 됐다. 규모는 작지만 마음은 큰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낸 생활문화장터. 건강한 농산물에 담긴 가치,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의미를 소중히 여기면서 색다른 교류의 장을 열어가는 문화교류의 장에 더 많은 군민이 함께 활력을 나눌 수 있도록 어울림의 가치를 재조명하려 한다. 전국의 활성화된 생활문화장터를 찾아 그 곳만의 특성을 이끌어내기까지 겪었던 과정, 참여자들의 지향점을 등을 소개함으로써 생활문화장터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 싣는 순서 |

1회_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 해남 모실장 
2회_ 신개념 문화장터 우리 손으로 만듭니다
3회_ 즐겁게 놀고 시도하자, 믿음 나누는 콩장
4회_ 도시농부와 청년 창작자 힘 합쳤다
5회_ 반짝반짝 상생의 아름다움 벨롱장
6회_ 이주민과 토박이의 어울림 따뜻한 마켓 

 

   
▲ 하우올리 우쿨렐레 팀의 공연.
   
▲ 초기 서림공원에서 열린 모실장에서는 아이들이 뛰놀 수 있도록 해먹 등이 설치됐다.
   
▲ 목공예품을 만드는 모습을 선보이는 이세일 목수.
   
▲ 모실장을 찾아온 소비자와 장꾼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매월 셋째주 토요일이 되면 직접 마련한 물품들로 꾸린 작은 장터를 열고 소비자들과 어우러지는 해남의 생활문화장터, 모실장이 열린다.

모실장은 지난 2014년 2월 15일 첫 번째 장을 열었으며 지금까지 빠짐없이 이어져오고 있다.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공간임에도 4년여간 꾸준히 이어져올 수 있었던 이유와 매력이 무엇일까.

먼저 모실장이 탄생하게 된 것은 인근 지역인 장흥군에서 열린 '마실장'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 마실장은 장흥군 귀농귀촌인들이 주축이 되어 매달 용산면에서 열린 생활문화장터로, 모실장보다 1년여 앞선 2013년 4월 만들어졌다.

당시 마실장에 참여하고 있던 김승남 씨와 문충선 씨 등 몇몇 귀농귀촌인들이 생협아이쿱이나 숲나들이 공동육아모임 동아리 등을 통해 지금의 모실장 참여자들과 인연을 맺고 있던 터였다. 특히 윤용신 씨, 이지영 씨와 친분이 있었는데 이들이 해남에도 함께 놀며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 교류의 장으로 생활문화장터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꿈꿨고, 장흥 마실장 장꾼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던 해남의 귀농귀촌인들도 힘을 보태면서 해남 모실장이 태동하게 됐다.

첫 번째 장을 열기까지 수차례 회의도 거쳤다. 농부, 귀농인, 예술인 등 10여명의 다양한 군민들 뿐만 아니라 여성의소리, 전교조, 민예총 등 지역 단체에서도 관심을 갖고 참여해 서로의 의견을 나눴다. 장의 이름을 정하는 데에도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는데, 최종적으로 '모신다'는 의미를 담은 '모실장'으로 결정됐다. 장터 공간도 섭외해야 해 서림공원·해남공원·오일장터·군민광장 등 4군데를 후보로 놓고 직접 현장을 방문해 장소를 물색했다.

그동안 해남에서는 제대로 된 생활문화장터가 열렸던 사례가 없었기에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서는 각자 시간을 쪼개 모이고 여러 목소리를 하나로 합치는 과정들이 필요했다. 장흥 마실장 참여자가 해남에 방문해 장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많은 회의 끝에 비로소 열리게 된 모실장은 내 가족을 위하듯 이웃을 위하고 싶은 건강하고 안전한 장터이면서, 서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목표였다. 문화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사라져가는 공동체 인식을 되살리고 서로 어울리는 것, 그와 동시에 연대하는 것이 '즐거워야 한다'는 가치를 추구했다. 또한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구 생태를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한 가치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렇기에 모실장은 일회용품 대신 장바구니와 개인컵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직접 기른 제철 농산물, 손수 만든 간장이나 된장, 엄마의 마음으로 만든 우리밀베이커리를 비롯한 다채로운 먹을거리,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인 수공예품 등을 판매해 기존의 오일시장이나 매일시장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장꾼에 따라 판매 물품도 달라지기에 어떤 물품이 판매될지 기대하는 것도 하나의 묘미이고 인근 지역의 장꾼들도 참여해 지역 간 교류도 이끌어내고 있다. 지역 예술인 등이 참여해 공연을 펼치며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별도의 운영자를 만들지 않고 장꾼들이 서로 돌아가면서 모실장의 운영을 도맡는 '지기' 역할을 수행한다. 참여하는 모든 이가 주인이라는 생각에서다.

초기에는 서림공원에서 장을 열었으나 현재는 접근성을 고려해 해남공원에서 진행한다. 매월 셋째주 토요일에 열리는 원칙을 지키고 있으나 지역 행사와 더불어 열릴 기회가 있을 경우 시기를 조율하기도 한다. 여름에는 저녁 시간대에 야시장을 열어 색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소소하고 작은 것의 가치 추구
웃고, 소통하고, 즐기는 공간

모실장에 참여한다고 해서 장꾼들에게 큰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규모가 작고 판매하는 물품 또한 일반 장에 비하면 소량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년여 동안 여러 장꾼들이 자신의 물품을 선보이고, 많은 소비자들이 장을 구경하러 나오는 것은 모실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과 정겨움이 있기 때문이다.

모실장 참가자들은 더 많은 군민들이 참여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1년 전부터 모실장이 열리는 날과 판매 품목에 대한 문자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동체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데에 소비자도 중요한 주체이기 때문이다. 네이버 밴드를 활용해 자유롭게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모실장에 관련된 내용을 공유하기도 한다. 또한 장꾼으로 참여를 원한다면 양심적으로 생산한 건강한 농산물이나 직접 만든 먹을거리, 혹은 성을 들인 수공예품을 가지고 언제든지 모실장의 문을 두드리면 된다.

모실장 설립 초창기 멤버 이지영 씨는 "지역에서 이런 소소한 장터가 열리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알아주지 않더라도 우리가 정한 가치를 소중히 여기면서 꾸준히 이어가려고 한다"며 "해남 이외에도 장흥 마실장, 구례 콩장, 완도 장보고웃장 등 인근 지역에서 생활문화장터가 열리고 있는데 이들이 함께 장을 만드는 연합장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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