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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 내년부터 배추 하차경매… 산지 박스포장 해야효율적인 물류시스템 구축 목적
배추 내년부터 하차경매 시작
육형주 기자  |  six@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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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08  13: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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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락시장이 물류시스템 효율화와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며, 차상경매였던 품목들을 하차경매로 전환하고 있다. 배추는 내년 1월부터 하차경매가 시작돼 지게차를 이용한 상하차의 효율을 위해 망 포장방식에서 박스 포장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이 그동안 차상경매로 거래하던 채소 품목을 순차적으로 하차경매로 전환할 계획이다. 가락시장의 하차경매 전환에 앞서 10여년이 넘도록 하차경매를 해오고 있는 녹색유통의 출하과정을 살펴보고 하차경매 전환이 배추 주생산지인 해남에 가져올 변화는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서울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이하 가락시장)에서 '차상경매'로 이뤄지던 품목들이 '하차경매'로 전환되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이하 공사)는 지난해 무를 시작으로 올해 4월 조생종 양파, 7월 쪽파, 9월 양배추, 10월 대파에 이어 내년부터 배추까지 하차경매로 전면 전환을 추진한다. 그동안 농산물을 차량에 실린 상태로 경매하던 것에서 하차경매가 시행되면 경매장에 차량의 모든 농산물을 내려놓고 경매가 진행된다.

차상경매의 경우 농산물을 싣고 있던 차량 단위로 경매가 이뤄지면서 운송차량이 경매가 끝나고 낙찰 받은 중도매인이 농산물을 소매상 및 거래처에 판매할 때까지 대기해야했다. 운송차량의 가락시장의 대기시간은 길게는 12시간 이상 걸려 이에 따라 운송비 증가로 이어졌다. 또 차량단위로 경매를 하면서 경매장 내부가 차량으로 가득 차고 주변의 교통 혼잡도 가져왔다.

가락시장은 시설현대화사업에 따라 채소2동이 폐쇄형으로 지어질 계획으로 운송차량의 경매장 진입이 어려워지고 효율적인 물류시스템 구축을 위해 하차경매를 추진하고 있다.

   
 

하차경매가 적용되면 차량에서 농산물을 하차시켜 경매를 진행하기 때문에 차량은 농산물 하차 후 철수 할 수 있어 시장 내에 차량 대기시간이 대폭 감소하고 이로 인해 경매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공간도 넓어져 물류의 효율성이 증가한다는 것이 공사의 입장이다.

문내면 녹색유통(대표 김민수)은 차상경매로 이뤄지고 있던 지난 2003년부터 배추를 박스포장해 가락시장으로 납품하며 하차경매를 해오고 있다. 다른 배추들과의 차별성을 두고자 박스단위로 팰릿 출하를 해왔던 것이 하차경매 전면 도입에 따로 대비할 필요가 없게 됐다. 녹색유통의 배추 출하과정을 동행하며 앞으로 변화될 과정을 살펴봤다.

녹색유통, 2003년부터 상자 포장
운송료는 절감, 포장비는 상승

녹색유통은 지난달 25일 배추 출하를 위해 5톤 윙바디 화물차 한 대 분량을 가락시장으로 보냈다. 저온창고에 보관하던 배추를 선별과정을 거쳐 상품을 3개씩 박스포장하고 팰릿에 쌓는다. 배추 출하에 쓰이는 망은 개당 150원 안팎이지만 박스를 사용할 경우 1300원까지 포장단가가 오른다.

팰릿 하나 당 60개의 박스가 쌓이고 5톤 윙바디 화물차에는 총 14개의 팰릿이 적재됐다. 보통 배추는 5톤 화물차에 망 단위로 적재돼 950망이 쌓이지만 팰릿에 박스로 쌓으면 출하량이 줄어들어 840박스가 화물차에 담겼다. 화물차의 운송료는 약 60만원 소요되지만 녹색유통의 경우 화물차에 담겨있던 팰릿만 경매장에 내리면 철수 할 수 있어 약 40만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해남을 출발한 화물차는 오후 7시가 넘어 가락시장에 도착했다. 가락시장에는 배추를 실은 화물차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해남산 배추가 가장 많았다. 이날 가락시장에 도착한 배추 중 박스포장은 녹색유통에서 보낸 배추뿐이었고 화물차에서 지게차로 배추를 내리는 데에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으며 배추를 내린 후 화물차는 철수했다. 다른 화물차의 경우 경매가 시작되는 오후 10시까지 대기하고 경매가 끝난 뒤에도 중도매인이 소매상 및 거래처에 배추를 넘길때까지 차를 이동할 수 없다.

오후 10시가 되자 경매차량 앞으로 중도매인들이 모이더니 배추 차량 앞을 지나며 순식간에 경매가 이뤄졌다. 녹색유통에서 출하한 배추는 경매시간 전에 경매과정 없이 중도매인이 제시한 가격에 거래하기로 결정해 미리 거래됐다. 이날 배추 상품 10kg 그물망이 최고가가 7800원이었지만 녹색유통 배추는 박스 당 8500원에 중도매인과 정가수매됐다. 특히 상차경매에서 관행으로 해오던 '재'를 잡는다는 것이 적용되지 않았다. 재를 잡는다는 것은 전체의 20%를 2등급으로 보고 경락가의 60%만 지급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박스 포장으로 인해 온전한 가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유통변화, 산지 대응 능력 키워야
농가 피해 없도록 미리 준비해야

지난해부터 하차경매를 시작했던 무는 비닐포장에서 박스포장으로 변경됐고 제주무의 경우 컨테이너째로 경매장에 들어왔던 것에서 팰릿으로 바닥에 내려놓고 진행되고 있다. 대기하던 차량들이 사라지고 부패, 손상, 쓰레기 발생 등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매장 내부의 효과와는 다르게 경매방식 변화로 물류구조와 출하방식이 바뀌면서 산지에서는 비용이 더 들어가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공사는 하차경매로 인해 상품성 향상, 경락가 상승, 물류비용 감소 등으로 농가수익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지만 산지의 반응은 다르다.

망이나 비닐 등으로 출하하던 것을 하차경매가 가능하게 팰릿에 담기 위해서는 선별과정과 더불어 박스포장이 이뤄져야해 소모되는 비용이 더 발생하면서 수익 상승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하차경매 도입이 산지에 끼치는 영향으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산지 유통상인들의 위축으로 인한 해남배추의 판로확보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해남에서 생산되는 배추는 대부분 산지 유통상인들이 농가와 밭떼기 거래를 통해 출하된다. 수확과 동시에 망에 담아 차량에 실어 출하는 방식에서 박스작업과 팰릿작업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못하는 산지 유통상인들은 계약을 꺼리게 되면서 배추 판로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박스작업 등에 소요되는 포장비, 인건비 등을 농가와의 계약금액에 포함시킬 경우 농가가 얻는 소득은 줄어들게 된다.

저장과 선별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지역의 농협이나 조합 등이 위축되는 산지 유통상인들을 대신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농협의 경우 산지 유통상인들과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물량에 대해 조합원들이 겪는 판로확보 문제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녹색유통 김민수 대표는 "배추 하차경매가 시행되면 산지의 유통환경이 변화되면서 산지 시설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산지 수집상들이 주도권을 가졌던 것에서 앞으로는 지역의 협동조합이나 법인이 이를 대신할 것으로 보여 농가의 피해는 크게 우려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해남군 유통지원과도 지난달 25일 가락시장을 찾아 직원들의 역량강화와 유통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배추를 비롯한 농산물의 유통과정을 살펴봤다. 군 관계자는 "이번 기회를 통해 유통환경 변화에 대해 직접 살펴볼 수 있었다"며 "앞으로는 하차경매로 변화되고 있어 이에 따른 지원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남군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유통공사 유통인과 지역농협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남 겨울배추는 도매시장으로 29%가 출하되고 대형유통업체 11%, 대량수요처 20%, 저장 기타가 40%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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