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상금(전, 서울시의원)

 
 

사람들은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예찬하지만 나는 경건의 계절이라고 부르고 싶다.

왜냐하면 5월은 3분지 1이 넘는 열사흘이 각종 기념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달력에 기념일이 전부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있어 모르는 사람도 더러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1일은 세계의 모든 국가가 공통으로 지키는 노동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근로자의 날이라고 부른다. 5일은 어린이날이며 8일은 어버이날이다. 10일은 유권자의 날이며 바다식목일 이기도 하다. 11일은 입양의 날이며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18일은 5·18광주민주항쟁기념일이며 19일은 발명의 날이다. 20일은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세계인의 날이다. 21일은 두 사람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의 부부의 날이기도 하지만 성년의 날이기도 하다. 22일은 금년이 불기2562년이 되는 석가탄신일이며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모든 기념일은 저마다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리는 그 역사적 의미가 추구하는 뜻을 기리는 경건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야 할 것이다.

그런데 11개의 기념일 가운데서 특히 8일은 어버이의 날이다. 지난해 연말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처음 맞는 어버이날이라서 어머니가 그립다.

신문과 TV에서는 어버이날 선물로 부모나 자녀 모두가 현금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내 생각은 돈도 좋고 아무리 귀하고 값진 선물이라 할지라고 사랑하는 마음을 뛰어 넘을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불가에서 가르치는 부모님의 은혜 10가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도 어버이 날 기념일의 참뜻이 될 것 같다는 믿음에서 이를 적어 본다.

1. 회탐수호은(懷耽守護恩): 품고 시켜주신 은혜
2. 임산수고은(臨産受苦恩): 출산의 고통을 감내하신 은혜
3. 생자망우은(生子忘憂恩): 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으신 은혜
4. 인고토감은(咽苦吐甘恩):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뱉어 먹여주신 은혜
5. 회건취습은(廻乾就濕恩):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누이신 은혜
6. 유포양육은(乳哺養育恩): 젖을 먹여 길러 주신 은혜
7. 세탁부정은(洗濯不淨恩):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씻어 주신 은혜
8. 원행억념은(遠行憶念恩): 먼 길 떠날 때 걱정해 주신 은혜
9. 위조악업은(爲造惡業恩): 자식을 위해서 궂은일도 서슴지 않으신 은혜
10. 구경연민은(究竟憐愍恩): 끝까지 염려하고 사랑해 주시는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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