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그 동안 농업, 농촌의 발전보다 산업, 도시의 발전을 우선해왔다. 그 결과 농촌은 고령화가 극심해지고 농업에 종사하는 연령대는 높아만 가고 있다. 특히 청년층이 농촌을 떠나면서 시골마을에는 50대가 훌쩍 넘은 장년층들이 마을에서 가장 젊다는 소리를 들으며 살고 있다.

정부가 청년들의 농업진출을 유도하고 초기 정착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청년창업농 영농정착사업을 시작했다. 올해 전국적으로 총 1200명을 선발해 최대 3년간 지원할 계획이다. 최근 1168명을 선발했고 하반기 스마트팜 보육 수료생 중 32명을 더 선발해 1200명을 채울 예정이다. 해남에서도 15명의 청년들이 청년창업농으로 선발돼 지원을 받는다.

이번 지원사업 신청에는 3326명이 지원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고 한다. 선발된 인원이 가장 많은 곳은 경북이었고 전남은 3번째로 많아 169명이 선발됐다. 특히 주목해야할 점은 귀농인들의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총 인원 중 귀농인이 838명, 재촌 청년이 330명으로 2.5배가 많았다. 젊은 귀농인들이 농업을 하며 안정적인 정착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반면 그만큼 청년들의 농업진출이 늘고 있고 이들을 지역으로 끌어올 수 있다면 감소되는 지역인구와 노령화되는 농업인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청년들의 안정적인 영농생활을 위해서는 농업에 대한 지원 외에도 생활과 관련된 지원도 필요하다. 청년창업농 영농정착사업이 청년들에게 영농자금과 생활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매달 최대 100만원씩 영농정착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지만 청년들의 정주여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지자체의 노력도 필요하다. 청년창업농을 비롯한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문화, 교육, 의료, 복지 등 인구감소의 원인이 되는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

또 청년농업인 육성을 위해 초기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단계별로 청년농업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를 파악해 지원해나가 농업의 세대교체를 이뤄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큰 인기를 끌었던 농촌영화가 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그것이다.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도시에 나갔던 주인공이 도피하듯 고향에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주변에서 자란 농산물로 요리를 해먹고 고향의 친구들과 지내면서 자신의 고민과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영화 결말 부근에는 '아주심기'라는 것이 나온다. 주인공이 다시 고향을 떠나자 친구들은 주인공의 텃밭에 양파모종을 심으며 주인공이 아주심기를 하고자 잠시 떠난 것이라 말한다. '더 이상 옮겨 심지 않고 재배할 곳에 완전하게 심는다'는 아주심기의 의미처럼 주인공도 자신의 아주심기를 진행하고 있었다.

청년들의 아주심기 장소가 농촌이 될 수 있도록 농촌의 이미지 개선과 정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들이 마련되길 바란다. 농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의 아주심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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